어린 시절의 상처를 회복하는 법

조회수 2020. 10. 18. 11: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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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치료하는 감정수업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내 마음 회복하는 법

친구가 이유 없이 저를 괴롭힌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부반장이었던 그 애는 부유하게 살았고, 옷도 깔끔하게 잘 입었습니다. 저는 어쩌다가 성적을 잘 받아 엉겁결에 부반장 배지를 그 애에게서 가져오게 되었는데, 그날부터 그 애는 혼자 있는 나를 발견하면 꼬집거나 때리곤 했습니다. 저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냥 맞고만 있었습니다. 대항할 힘도 없었습니다. 마음속에는 억울함이 가득한데 바보처럼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일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집에서 아버지에게 야단만 맞고 살던 저는 자존감이 바닥이었습니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부당하게 취급해도 대항하지 못한 것입니다. 마음속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강하게 표출되지 않았습니다.


그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부당함을 겪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그 상황을 보면 맞고만 있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럽기보다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냥 그 상황만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그 아이가 위축되어 저항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말합니다. 

나 : “그렇게 이유 없이 혼자 있을 때 다가와 꼬집고 때리는데 기분이 어땠어?”


아이는 말합니다.


아이: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수치심이 들었어요. 얘가 왜 이러지? 나한테 무슨 감정이 있나?”


나 : “친구가 때리는데도 왜 가만히 있었어? 화나지 않았어?”


아이 : “수치심은 올라오는데 화는 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억울하고 화가 나요.”


나 : “그때 그 상황으로 돌아가서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야. 뭐라고 하고 싶니?”


아이 : “너 왜 나만 보면 꼬집고 때리고 그랬어? 나는 무슨 일인 지 몰라 무척 당황스러웠어.”


나 : “그때 네가 느꼈던 감정을 표현해봐. 찾아봐. 네가 얼마 나 수치스럽고 황당하고 억울하고 화가 났는지…….”


아이 :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네가 나를 꼬집고 미워해서 억울하고 화가 나. 내가 공부를 잘해서 부반장 배지를 가져간 게 그렇게 얄미웠니?”


나 : “좀 더 표현해봐. 몇 년 동안 당했던 어린 너를 지켜줘.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너를 보호해줘. 이제 너는 힘이 있어. 그 당시의 위축되고 소심하고 겁이 많은 아이가 아니야. 너는 어른이고, 이제 그 아이를 보호해줄 수 있어. 그 고개 숙인 가엾고 안타까운 아이를 지켜줘.” 

서서히 마음속에 울분이 올라옵니다.


아이 : “야! 이 못된 것아, 그렇게 내가 미웠어?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만 보면 와서 꼬집고 때렸니? 그 손 당장 치워. 치우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제 힘 있는 나의 모습으로 상대 아이를 향해 화풀이를 합니다. 쿠션을 때리며 가슴속에 쌓였던 울분을 토해냅니다. 한참을 쏟아놓고 나면 시원해집니다. 뭔지 모를 힘이 솟습니다. 위축되었던 어린 나의 마음이 회복된 듯합니다.



위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림책 테라피스트이자 그림책으로 읽는 감정수업 저자입니다. 저자는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다문화학생 두 명의 정서치료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두 아이는 저자의 어린 시절 상처를 두 아이 역시 겪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중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풀어주려 애썼다고 합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자주 놀리고 괴롭혀서, 놀림을 받는 아이는 많이 힘들어하며 전학을 가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신문지를 찢는 작업을 통해 마음속의 화를 표현하게 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한참을 신문지로 화를 표현하더니 찢어진 신문지 위에 누워서 헤엄을 치듯이 팔과 다리를 젓습니다.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표정은 편안해지고 몸에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더니 다른 아이에게 말합니다. “이제 다시는 너에게 당하고만 살지 않을 거야.” 그러면서 주먹을 불끈 쥡니다. 아이들도 쌓인 감정이 많습니다. 감정을 해소하는 작업을 하면 정말 열심히 참여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감정을 해소한 아이는 시원해하며 또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이 성인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프로그램 을 할 때마다 매번 느낍니다.”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감정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일상에서 내 감정을 찾아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나의 감정을 찾는 일이 쉬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대로 나의 감정을 해소하게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나의 감정에 휩쓸려 살아가지 않고 나의 감정을 통제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핵심 감정을 만나는 4가지 방법


1. 몸의 상태로 감정 알아채기

감정의 억압이 심해서 자신의 감정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정에 따라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달라진다. 슬플 때는 전체적으로 행동이 느려지고 의욕이 없고, 긴장되면 온몸이 경직되고, 화가 나면 호흡이 빨라지고 얼굴이 빨개집니다.


2. 감정 일기 기록하기

A4 종이 위에 상황, 감정, 행동, 생각 등을 기록한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해왔던 일들을 떠올려보며, 그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행동했는지를 생각한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를 찾는 과정에서 글쓰기는 아주 유용하다. 자신의 하루일과를 정리하고 거기에 따라 핵심감정을 읽어주고 마음까지 토닥여줄 수 있다면 쌓이는 감정이 그만큼 적어질 것이다.


3. 합리적으로 사고하기

상황, 감정, 생각, 행동, 내 마음 알아주기 등을 기록했다면 합리적인 사고에 대해 고민한다. 같은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이런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보편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꾸준하게 훈련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찾아가면 내 기분을 상하게 했던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4. 감정을 풀어놓을 안전한 장소 찾기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장소를 찾아야 한다.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솔직하게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쩌면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안전한 장소에서는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베개를 내리칠 수도 있다. 집채만 한 감정이 나를 엄습할 때 안전한 장소에 있을 상황 이 아니라면 그 감정을 발생시킨 상황과 장소를 일단 벗어나라.


내 안의 핵심 감정을 찾아내 치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핵심 감정이 해소되면 나머지 자잘한 감정의 찌꺼기들도 함께 쓸려 내려갑니다. 삶을 괴롭게 하는 핵심 감정을 만나 그것을 치유하는 시간의 당신의 삶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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