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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도 자도 피곤한 직장인들을 위한 100억 매출 매트리스 이야기

조회수 2020. 10. 16. 1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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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수면을 매트리스로 책임지는,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 격언이 가장 어울리는 분야를 꼽자면 아무래도 창업일텐데요. 일례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인들은 평균 2.8회의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EO가 소개해드릴 분 또한 다시 도전한 창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인데요. '핫한' 매트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삼분의일’의 전주훈 대표님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더욱 완벽한 수면을 위한 매트리스를 만드는 삼분의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열심히 성장해나가고 있는 전주훈입니다. 회사 이름인 '삼분의일'은 우리가 자는 시간이 하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다음 사업에 대한 조심성이 높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제품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2017년도 7월에 처음 제품을 출시했고요. 2018년도에는 1만 명이 넘는 분들한테 더 좋은 수면을 제공해드렸던 것 같아요. 최근에 토퍼 라인업이 신규 출시되었고, 내년에는 수면 외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을 계획 중입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셨나요?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호텔 비즈니스에 굉장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호텔 비즈니스를 연습해보려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3개 정도를 오픈했는데 초창기였기 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잘 됐어요. 서울의 베스트 3위 숙소 안에 항상 들었습니다.


호텔 운영 중에서도 청소 쪽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두게 되었어요. 주변에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하는 분들이 원하는 게 청소 서비스였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전 사업 아이템인 ‘홈클’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위한 청소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엔젤 투자를 해주신 분이 저희에게 보여준 것이 그 당시에 굉장히 핫했던 ‘홈조이’라는 스타트업이었어요. 미국 구글벤처스에서 400억 달러 정도 투자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스타트업인데 이걸 보여주면서 ‘에어비앤비 청소 서비스보다는 일반 가정 청소 시장이 대단히 크다. 그래서 이쪽으로 피벗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피벗팅을 했지요.

Q. 당시의 실패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에 와서 실패의 요인을 생각해 보면, 비즈니스 모델링이 잘 안 되었던 것 같아요. 우버는 A에서 B까지 단순히 이동시켜주는 건데, 가사도우미 같은 경우에는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치게 되는 터치 포인트가 우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수십 가지가 되거든요.


그래서 잘하는 분과 못 하는 분들의 서비스 퀄리티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요. 그러다 보니까 잘하는 분은 고객과 언제든지 플랫폼 밖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뛰어넘어서 고객에게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지고요. 


반대로 청소를 잘 못 하는 분은 계속 고객과 연결이 안 되기 때문에 플랫폼에 결국에 남는 건 청소를 잘 못 하는 분만 남게 되는, 전형적인 레몬마켓 플랫폼이더라고요. 저희가 원했던 수준의 가사도우미를 저희 플랫폼에 데리고 오는 데에 드는 비용도 생각보다 매우 컸어요. 


이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30% 이상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가사도우미 시장은 그 30%를 용인하지 않는 구조라는 걸 알게 되었고요. 저희 기준에 맞지 않는 분도 플랫폼에 모집하게 되면서 서비스의 엣지가 좀 없어진 것 같아요. 이게 악순환의 고리였던 겁니다.


계속 실력이 안 되는 분들이 플랫폼에 모이다 보니까 CS 이슈들도 계속 발생하고, 매출이 늘어날수록 CS 이슈에서 발생한 비용이 매출보다 훨씬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사용자 단위의 수익과 비용이 안 맞아서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Q. 이후 어떻게 매트리스 업계에 뛰어들게 되셨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홈클을 정리하고 빚이 생겨서 여러 프로젝트를 많이 했습니다. 외주를 받아서 많은 일을 하다가 우연히 가구 회사에서 매트리스 관련 마케팅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서 매트리스 시장을 굉장히 심도 있게 공부하게 되었어요.


3가지 동향이 있었는데, 매트리스 시장은 소득이 늘어나고 수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게 첫 번째였어요. 두 번째는 스프링에서 폼으로 이동되는 현상이 있었고, 세 번째는 판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현상이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의아했던 게 이런 트렌드를 기존 매트리스 회사들이 전혀 사업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게 왜일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되게 심도 있게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기존 회사들의 메인 비즈니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프링 매트리스를 매스 마케팅을 통해서 파는 것이었는데, 폼과 온라인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온라인과 폼에 집중하게 되면 기존의 비즈니스에 해를 가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현상을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이건 마치 예전의 네이트온과 카카오톡을 보는 것 같았어요. 네이트온도 카카오톡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걸 알고 있었지만, 주 비즈니스였던 문자 수수료를 포기하지 못해서 거기에 매달렸던 상황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내가 만약에 여기서 빠르게 이 트렌드에 올라탄다면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서 결정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다음 사업에 대한 조심성이 높았어요. 또 실패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요. 그래서 나름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수면에 민감한 50명의 소비자에게 우리 제품을 한 달 무료 사용 후 구매 결정 조건으로 드리고 한 달 뒤 회수할 때 50% 이상이 사겠다고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요. 50명 정도 테스트를 했는데 60%의 고객들이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서 ‘성공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을 하고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삼분의일 창업 초반에는 어떻게 제품을 알리셨나요?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모두가 좋아하는 제품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뭔가 자신의 생활을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쓰는 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누구일까 했을 때 바로 떠올랐던 게 일반적인 IT 개발자였습니다. 이들은 키보드나 의자처럼 본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데에 아끼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30대 IT 개발자, 남자 개발자를 타겟으로 브랜딩했고 마케팅했어요.


그런데 저희의 제품 설명 방식을 굉장히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기존의 매트리스 제품들은 인테리어나 디자인적인 요소로 많이 어필했는데, 저희는 매트리스지만 각 레이어의 기능과 설명을 정말 자세하게 했고, 마치 전자기기처럼 스펙 설명을 했거든요.


개발자들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내가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히 생기는 거였지요. 그리고 IT 개발자 집단이 굉장히 바이럴이 잘 되는 집단이에요. 회사에서 한 분이 사시면 그 팀원들이 연달아 사고… 이렇게 초기에는 개발자 위주로 고객층이 형성되었습니다.

Q. 삼분의일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2017년에서 2018년은 100배 정도 성장한 것 같고요. 지금은 국내에서 제조하는 폴리우레탄 폼 매트리스 중에서는 대기업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량을 팔게 되었습니다. 기존 브랜드들이 잘하는 영역에 가서 싸우면 안 되거든요. 무조건 우리 앞마당, 우리가 제일 잘하는 곳에 와서 싸워야지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잘하는 게 뭐고 우리가 하면 안 되는 게 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굉장히 카피캣이 많아요. 비슷한 이름, 비슷한 상세페이지를 만드는데도 잘 안 되거든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요. 저희의 엣지는 딱 세 가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제품력, 고객 경험, 그리고 진정성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설비 투자와 제품 기획에 깊숙이 관여해왔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시행착오를 반복해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단련되어 있습니다. 목숨 걸고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지향하는 가치가 좀 다른 거 같아요.


기존의 매트리스 브랜드들은 매트리스를 구매하기 전에 고객이 본인들의 브랜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저희는 구매하고 나서 겪는 경험, 고객의 완벽한 경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 사람의 삶이나 행동 패턴, 수면 경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이런 진정성만큼은 다른 회사에서 베끼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저희가 수면 경험을 완성하는 제품을 하나씩 출시해나가고 있는데, 가까운 미래에는 수면에서 쉼으로 확대해서 사람의 휴식을 완성할 수 있는 제품들로 넓혀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사업 경험들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요.


한 번 사업을 할 때마다 되게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내가 못하는 게 뭐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 말이에요. 플랫폼은 나는 가진 게 없지만 연결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건데요. 폭발적인 스케일을 만드는 건 플랫폼이지만 스케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투자와 시간이 걸립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투자자들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비즈니스 본질을 빗겨나가기 쉬운 것 같아요.

홈클의 경우 더 나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질인데, 더 많은 사람들을 플랫폼에 태워서 사람들을 매칭시키는 게 핵심이 되는 것처럼 본질을 빗겨나가기 쉬운 게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세 번의 사업을 하면서 고객만 볼 수 있고, 하나의 브랜드 가치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게 저한테 훨씬 더 잘 맞는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Q.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창업과 잘 맞을까요?


매 순간 ‘내가 내 인생을 갈아 넣으면서 이 일을 하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업인 것 같아서요. 가장 시간을 밀도 있게 쓸 수 있고 시간에 대한 가치가 굉장히 소중한 사람들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창업과 잘 맞는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즐기는 사람, 학습 곡선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요.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상황에 적응을 잘하고 거기에서 본질이 뭔지 빠르게 파악하는 사람들이 보통 창업과 잘 맞는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본인이 슈퍼맨일 수 없잖아요. 그것을 기반으로 빠르게 구조화하고 시스템화해서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창업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창업과 완전히 안 맞는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안주하거나 안전지대에 머물러있는 게 제일 편한 사람들은 창업과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벽한 수면을 위한 매트리스를 만드는 삼분의일의 대표 전주훈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조철희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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