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그 1R]'U리그 어서오고' 고려대, 명지대와의 개막전 3:0 완승

조회수 2020. 10. 15. 17: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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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SF=송추/오세운 기자] 개막전부터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며 4권역 강호임을 입증한 고려대. 달라진 경기력으로 최근 U리그에서의 부진 씻어낼 수 있을까.


 10월 7일(수) 오후 3시 고려대학교송추운동장에서 열린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와 명지대학교(이하 명지대)의 ‘2020 U리그’(주최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대한축구협회, 주관 고려대학교) 1라운드 개막전 경기에서 고려대가 3-0으로 명지대를 제압했다. 


 U리그가 돌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사태로 인해 3월 개막이 연기된 U리그가 10월 7일 전국 각지 경기장에서 개막 축포를 울렸다. 본격적인 대장정에 돌입한 ‘2020 U리그’는 12월 3일(목)까지 개최되며, 이번 연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권역 경기가 전년 대비 약 50% 감소했다. 즉, 권역별 팀들끼리 홈앤어웨이로 맞붙는 기존 제도에서, 각 팀당 단판제로 변경된 것이다.  


 한편, 4권역은 고려대, 국제사이버대, 동원대, 명지대, 사이버한국외대, 서울대, 서울디지털대, 서정대, 숭실대 총 9개 팀으로 구성된 가운데, 이날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들이 개막전을 치렀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매치업은 고려대와 명지대간의 경기였다. 양 팀은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9 춘계연맹전’ 4강전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벌인 기억이 있다. 당시 혈투 끝에 명지대가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고 이후 춘계연맹전 우승까지 차지했다. 

(경기장 출입 후 명지대 선수 및 관계자가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과연 고려대가 작년 춘계연맹전 4강 탈락의 아픔을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고려대송추운동장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관계자가 와서 코로나 방역에 힘쓰고 있었다. 경기장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은 발열체크 및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했고,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 학부모는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었다. 또한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을 제외한 감독, 코치진, 후보선수들, 대회 관계자 등은 항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오랫동안 U리그를 기다린 선수들은 마치 먹잇감에 굶주린 맹수같았다. 양 팀 선수들은 정력적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치열하게 치고받았다. 이후 전반 10분 무렵부터 고려대가 조금씩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상대를 압박했다. 주도권을 바탕으로 고려대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8분 서동원이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을 갈랐다. 명지대는 실점 이후 공격적으로 고려대를 몰아붙였다. 전반 말미에는 임현준이 올린 낮은 크로스를 하준수가 볼 트래핑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골문 바로 앞에서 찬 슈팅은 골대 왼쪽으로 빗나가며 명지대는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후 후반전이 시작됐다. 전반전 기세를 몰아 명지대가 후반 초반부터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후반 8분 고려대 수비 진영에서 패스미스가 나왔고 이를 임현준이 박스 부근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이건호가 선방했다. 연이어 12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오용택이 침투패스를 받고 슈팅을 때렸지만, 이건호 정면이었다. 고려대는 밀리던 경기 판세를 추가 득점으로 뒤집어놨다. 후반 14분 강재우가 상대 골키퍼의 패스미스로 획득한 볼을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리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후반 27분 고려대 오상준이 코너킥 상황에서 떨어진 볼을 왼발로 밀어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성공시켰다. 고려대의 3-0 완승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고려대는 2019년 부진한 경기력으로 U리그에서 권역 4위에 머물렀다. 가까스로 왕중왕전에 진출했지만, 첫 경기 청주대전에서 0-5로 대패하며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리그 개막전 대승을 통해 주변의 염려를 씻어낼 수 있었다. 개막전 선발 11명 중 9명이 1, 2학년일 정도로 ‘젊은 피’를 대거 중용하고 있는 고려대는 지난해에 비해 측면 지역 플레이와 수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명지대는 공격의 마무리를 해줄 선수의 부재가 뼈아팠다. 지난해 U리그 2권역 14경기에서 9골을 뽑아내며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한 고석(現 천안시축구단)의 빈자리가 매우 컸다. 명지대는 고려대보다 더 많은 슈팅을 기록했으나, 골키퍼와 1대1 기회와 같은 상황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공격적 선수 교체와 포메이션 변화를 감행했음에도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결국 영패를 당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인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명지대다. 


(인터뷰하는 서동원 감독의 모습. 해당 사진은 명지대전 이전에 촬영된 사진이다 / 자료 제공 : 고려대학교 SPORTS KU)

 경기 후 승장 고려대 서동원 감독은 개막전 완승에 대해 “올 시즌엔 많은 실전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추계연맹전 이후에 선수들이 실전 경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다행히 U리그가 재개돼 그 갈증이 오늘 경기 승리로 나타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잘 준비해줘서 완승을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저번 시즌보다 측면 공격이 살아났는데, 특별히 준비한 점이 있는지 묻자 “현대축구에서는 측면 지역을 공략하면 궁극적으로 가운데까지 뚫리는 상황이 나타나기 때문에 저희 역시 이 부분을 지속해서 훈련하고 있다. (저희가) 작년보다 측면 공격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더욱 완성도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장점과 더불어 단점도 함께 드러난 경기였다. 고려대는 상대에게 많은 슈팅을 허용하며 잦은 실점 위기를 겪었다. 서동원 감독은 “다행히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위험 지역에서 상대에게 많은 슈팅 기회를 줬다. 앞으로 수비 조직훈련과 커버 플레이 훈련을 통해 리그에서 더욱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훈련을 통해 수비 불안을 해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려대는 이틀 후 9일(금) 서울디지털대와 U리그 2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묻자 서 감독은 “타이트한 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그동안 경기를 뛰고 싶어 하는 열망이 컸기 때문에 모레 경기도 오늘 경기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 믿는다. 로테이션을 돌리고 싶지만, 저희 팀이 선수 자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달에 열리는 춘계연맹전 참가를 포기하면서까지 U리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리그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3-0이라는 스코어에서는 공격진의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진의 무실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느새 17학번으로 팀의 맏형이 된 골키퍼 이건호는 이번 경기에서 위급한 상황 때마다 안정감 있는 선방을 보여주며 보이지 않는 ‘승리 일등공신’이었다. 다음은 이건호와의 경기 후 일문일답. 



 KUSF: 오늘 경기 많은 선방으로 무실점을 이끌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건호(이하 이): 추계연맹전 끝나고 솔직히 (경기력에) 실망감이 조금 있었다. 이후 선수들이랑 코로나로 인해 대회를 못 나가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오늘 경기 선수들이 저를 필두로 잘 단합되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KUSF: 이번 시즌 최고참이 되면서 최후방에서 수비진에게 많은 지시를 하는 것 같다. 


이: 주장은 (허)덕일이가 하고 있지만 제가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더 이끌고 챙겨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경기장에서는 맏형이 아니라 골키퍼라는 역할로서 책임감 있게 수비수들이나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KUSF: 수비진에 새내기 선수 2명이 선발로 나섰다, 골키퍼로서 수비진 평가를 하자면? 


이: 수비진에 1학년 선수들이 있어도 불안한 마음이 전혀 없다. 나이랑 학년에 신경 쓰지 않고 경기장 안에서는 모두 하나 됐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었다. 올해 추계연맹전에서도 경기력이 안 좋을지라도 실점은 매우 적었기 때문에 골키퍼 입장에선 수비진에 만족하는 바다. 


KUSF: 오랜만의 U리그가 치러졌다. 소감하고 다음 경기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이: 저는 이제 올해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나는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U리그가 개막하면서 경기에 뛸 기회가 생겼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첫 경기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좋은 경기력 이어나가서 무패로 U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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