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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에 대한 생각을 무너뜨리다 Vision Ears'Erlkönig

조회수 2019. 12. 15.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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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Ears'Erlkönig



이어폰에 대한 생각을 마왕처럼 무너뜨리다  

이어폰 하우징을 은으로 만들면 어떤 소리가 나올까? 또 안에 BA(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가 13개나 들어 있다면? 독일 비전 이어스(Vision Ears)의 프리미엄 이어폰 엘코닉(Erlkonig)을 처음 접한 날, 필자의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게다가 가격이 무려 650만원이다.


비전 이어스는 2013년 마셀 쉐넨과 아민 카림포가 독일 쾰른에 설립한 커스텀 인이어 이어폰 전문 제작사. 


독일 프로오디오 시장의 주류업체로 성장하다가 아시아 딜러들의 요청으로 퍼스널 오디오 시장에도 진출했다. 비전 이어스의 대표작인 VE 시리즈는 밸런스드 아마추어(Balanced Armature) 드라이버를 썼으며 커스텀 핏 주문만 가능하다. 


셸(하우징)과 페이스 플레이트(스킨) 디자인, 로고 타입을 고를 수 있는 것은 물론 유저 이름까지 새길 수 있다.


엘코닉은 이러한 비전 이어스가 만든 첫 유니버설 핏(universal fit) 이어폰이다. 국내에는 올해 7월 론칭했으며, 모델명 엘코닉은 우리말로 ‘마왕’이다.

슈베르트의 유명 가곡 ‘마왕’의 독일어 제목 역시 ‘Der Erlkonig’이다. 유니버설 핏 이어폰이긴 하지만, 4쌍의 페이스 플레이트를 따로 구매할 수 있는 점, 유저의 취향이나 음악 장르에 맞춰 사운드를 4가지로 튜닝할 수 있는 점은 ‘자신만의 이어폰’을 위한 비전 이어스의 변함없는 DNA다.


엘코닉 이어폰은 고급스러운 마감의 큼지막한 우드 박스에 담겼다. 박스를 열면 가운데에 이어폰 몸체와 케이블이 있고, 양 옆에 블랙, 실버, 골드, 로즈 골드 색상의 페이스 플레이트 4쌍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박스 안쪽에는 스핀핏(SpinFit)의 이어핍과 가죽 마감의 휴대용 소형 박스, 그리고 플레이트 분리용 작은 일자 드라이버가 들어 있다. 후크 타입의 케이블은 이펙트 오디오(Effect Audio)에서 특별제작한 2.5mm 밸런스 커넥터를 단 OCC 순은선재 케이블이다.


순은을 주조해 만든 밀폐형 하우징은 부피가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크지만 감촉이 정말 매끄럽다. 손에 쥐면 ‘이걸 귀에 꽂고 다닐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꽤 묵직하다(35g). 


하지만 직접 귀에 꽂아보니 기막힐 정도로 딱 맞고 무게도 생각만큼 많이 나가지 않는다. 좀 묵직한데?이 정도다. 차음성도 대단히 높다. 케이블은 새털처럼 가볍고 터치노이즈도 전혀 없었다.


스펙을 살펴보면 임피던스는 16옴, 감도는 105dB, 재생 주파수대역은 15Hz~45kHz를 보인다. 생각보다 임피던스가 낮고 감도는 높다.

따라서 구동은 어렵지 않지만 음원과 헤드폰앰프 품질은 좋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45kHz까지 올라가는 초고역 커버리지인데, 실제 엘코닉을 들어봐도 섬세하고 선서명하고 단단한 중고역이 이 이어폰의 시그니처 라 할 만했다.

이는 역시 엘코닉 안에 13개 BA 드라이버가 5웨이 구성으로 들어간 덕분이다. 4개가 저역,4개가 중역, 4개가 고역을 담당하고 나머지 1개가 초고역을 담당하는 슈퍼 트위터 구성. 커버하는 주파수대역이 낮을수록 BA 드라이버 덩치가 크다. 


BA 드라이버는 보이스 코일과 진동판을 연결시켜주는 얇은 금속판(armature)이 움직여 소리를 내는데, 음악신호가 들어오지 않을 때 이 아마추어가 두 마그넷 사이에 얌전히자리를 잡고 있다고 해서 밸런스드(balanced)라는 말이 붙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보다 작게만들 수 있고, 섬세한 중고역을 들려주는 것이가장 큰 매력이다.


하우징과 스킨을 분리하면 안에 저역의 양을 4가지로 조절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토글 스위치가 있고 그 둘레에 시계방향으로 1, 2, 3, 4 숫자가 새겨져 있다. 1번이 저역이 가장 많고 4번이 가장 적다. 


주로 낮은 음량으로 듣는 유저라면 1, 2번이 유리하다. 낮은 음량에서 저음이 작게 들리는 현상(플레처-먼슨 법칙)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 비행기나 지하철처럼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저음이 마스킹될 때도 유용하다. 


반대로 저역이 부밍을 일으키는 음원에서는 4번이 청감상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기본 설정값인 2번이 자연스럽게 들렸다.

필자의 스마트폰(삼성 갤럭시 S10)에 직결해 24비트 WAV 파일로 담아놓은 나윤선의 ‘Mystic River’를 들어보면 저역 타격감과 에너지감, 해상도가 무척 높고, 저역 재생에서 유닛이나 하우징이 떨린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순은 인클로저가 내부 BA 드라이버들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다는 인상. 


엘코닉의 다소 차가운 모습과 달리 전체적으로 음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타이달 앱으로 핑크 플로이드의 ‘On The Run’을 들어보면 현기증이 날 만큼 홀로그래픽하게 음들이 난무했고, 제시 쿡의 ‘Vertigo’에서는 고역이 선명하고 깨끗하면서도 단단했다.


코드의 DAC 내장 헤드폰 앰프 Hugo2에 물려보면 같은 곡이라도 음들이 좀 더 살가워지고 무대의 중앙 포커싱이나 총주시의 해상력이 스마트폰 직결 때보다 나아졌다. 


어느 경우에나 음들이 흐트러지거나 뭉치지 않으며 온갖방향에서 음들이 습격을 해오는 것이 엘코닉사운드의 특징이다. 


‘지금 이게 이어폰으로 듣는 게 맞나?’ 몇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다. 사운드 모드를 1번으로 바꿔 ‘다크나이트’ 메인테마를 들어보면 저역의 타격감이 거의 군악대 수준으로 올라갔다. 엘코닉은 이어폰에 대한 필자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린, 말 그대로 마왕이었다.


문의처 (주)소리샵 02)3272-8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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