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10대를 위해 블록체인 수업 나선 인하대.."협력하는 미래를 꿈꾸다"

조회수 2020. 1. 21. 11:4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우산이 제대로 반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우산 대여에 ‘블록체인’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던 학생들의 발표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학용품이나 준비물 등을 서로 공유하고 보상 체계 기반의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만들자고 했던 학생들도 있었어요.” 



지난해 인천 연수구와 손잡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교육을 진행한 인하대학교 블록체인센터 부센터장인 김정은 교수의 말이다.  

 

지난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에서 블록인프레스와 만난 김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지자체와 손잡고 중고등학교 블록체인 교육을 주도하는데 앞장섰다.  

 

이번 교육은 ‘디지털 신기술 블록체인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18회(36시간)동안 진행됐다. 인하대 블록체인전공 과정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코노미와 엔지니어링 트랙을 수업에 적용했다. 경제의 기본 개념을 포함한 디지털 사회에 대한 이론 수업부터 대화형 무료 코딩 ‘크립토좀비’를 활용해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출처: 인하대학교 블록체인센터
인하대는 지난해 인천 연수구와 함께 지역 내 중·고교생 대상으로 블록체인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 신기술 블록체인을 꿈꾸다’를 진행했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지난달 20일 열린 성과 발표회에서 김 교수는 학생들이 준비한 프로젝트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4~5명이 한조가 되어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블록체인 교육을 처음 듣는 10대들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장 트렌드와 재밌는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우산 대여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글쓰기 후 첨삭지도 한 뒤 보상하자는 제안, 요리 레시피를 평가해 레시피와 필요한 음식의 구매와 유통을 연결해서 안전한 식품 유통을 관리하자는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10대들이 관심있는 게임 전략을 거래하는 내용을 프로젝트로 발표한 학생들도 있었다.  

 

김 교수는 “처음엔 중고등학생들이 얼마나 수업을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도 “발표회가 끝나고 정말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아들이는대로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그들에게 블록체인 교육을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큰일날뻔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 시간이 짧았지만, 시장을 이해하고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제대로 파악한 뒤 프로젝트를 설계해왔다는 점에서 놀랐다”며 “내신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고등학생들도 프로젝트에 공을 들인 모습을 보고 기특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교육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인천 연수구 12곳과 미추홀구 4곳을 포함해 총 16곳의 중고등학교에서 블록체인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리하게 교육 대상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블록체인 철학을 제대로 전달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출처: 블록인프레스
인하대학교 블록체인센터 김정은 부센터장 교수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인 김 교수는 비트코인을 접하며 알게된 블록체인에 빠지게 됐다고 고백했다. 블록체인의 정의를 ‘협력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한 그는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를 예로 들었다. 죄수의 딜레마는 서로 협력하면 둘다 이익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지만, 자신의 이익만 고려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뜻한다.  

 

김 교수는 “상대가 배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최소한의 방식으로 최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를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버리게 될 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형태인 주식회사도 오랜시간 동안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익을 내고 자리를 잡았던 것”이라면서 “협력하는 방안인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기존에 못했던 것을 보완해주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10대들이 지금부터 블록체인과 친숙해 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 10대들이 사회생활을 할 미래 사회는 협력하는 방식의 시대가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하대는 2018년 12월 블록체인센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인재 양성과 연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2학기부터 공학대학원 미래융합기술학과에 블록체인 전공을 신설했다. 서울시와 부산시,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블록체인 사업 추진에 뛰어들자 인천시도 미래 기술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센터 설립에 힘을 실어줬다. 인하대는 ABBI센터도 출범시켰다. ABBI는 인공지능(AI)·빅데이타(BIGDATA)·블록체인(Blockchain)·IoT(사물인터넷)을 뜻한다.  

 

1년간 이코노미 트랙과 엔지니어링 트랙을 수강한 뒤, 창업트랙을 선택해 실제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오는 22일 오후 4시까지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블록체인센터는 주차장 공유시스템을 구축해 구도심 주차난을 해결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의 ‘과학기술 활용 주민공감지역문제 해결사업’에 주차장 공유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민들과 기획 리빙랩을 진행 중이다. 리빙랩은 실생활에서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이자 테스트베드라는 뜻이다.  

 

공영주차장 대신 빌라나 나홀로 아파트 주차장, 거주자 우선주차 등을 활용해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즉 시스템을 통해 ‘모두의 주차장’ 공유주차장을 구성하겠다는 것.  


김 교수는 “주어진 자원으로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경제”라면서 “우리가 가진 자원을 개선하면서 다른 자원들을 활용해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결이 곧 협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블록체인은 협력하는 방식의 신뢰하는 초연결시대의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에는 ‘스마트시티’로 바꾸는 도시재생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 김 교수의 꿈이다. 협력을 통해 신도심과 구도심의 격차를 없애고, 신도심 발전의 파급효과를 구도심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새로운 협력시스템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을 시도하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면서 “데이터 가치를 자본화하는 데이타 캐피탈리즘 시대인 만큼 도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자체와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