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조회수 2020. 10. 20. 11: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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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오디오 Evoke 추천기

다인오디오를 경영하는 경영자들은 대부분 독일인이라고 한다. 얼마 전까지 다인오디오를 경영하던 대표와 경영진들을 직접 만나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다른 나라의 오디오 제작자들과는 다르게 오디오를 제작하는 사람들치고는 비교적 딱딱하고 사무적으로 느껴졌었다. 사실, 작은 회사들은 감성적인 부분을 더 드러낼 수도 있지만, 다인오디오는 전세계 최고/최대를 다투는 대표적인 스피커 제작사 겸 스피커 부품 공급 업체다. 그러니 마냥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오디오가 음악 듣는 감성적인 상품이라고 해서 항상 해죽해죽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디자인이 왜 맨날 똑같나??

▲ Dynaudio Evoke Series

이보크(Evoke)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이보크(Evoke) 시리즈의 전신은 익사이트(Excite) 시리즈였고, 익사이트 시리즈도 초기형과 후기형이 있다. 그리고 익사이트 시리즈의 전신은 오디언스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 오디언스 시리즈에 비해서는 익사이트 시리즈가 한결 발전된 형태의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보크 시리즈가 출시되었을 때,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다고 생각했었다. 선입견이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신제품이면 뭔가 시각적으로도 달라진 면모가 보여지길 바랐었는데, 디자인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고, 구형 익사이트 시리즈나 신형 이보크 시리즈나 그게 그것처럼 보여지는게 사실이다.


그 디자인이 바뀌질 않으니 성능도 비슷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내가 만났던 그 독일인 경영자들을 떠 올려보면 그럴만도 하다. 그 사람들은 정말 고지식하고 보수적으로 보였다. 디자인에는 정말 너무 관심이 없으면서 오로지 물리적이고 수치적인 성능만 추구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던 것이다. 왜 베릴륨이나 다이아몬드를 진동판 재질로 사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도 그걸 다 가져다사 테스트를 해봤는데 아무리 비교 청음을 해봐도 다인오디오의 에소타가 더 좋게 들리는데, 바꿀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퍼 유닛은 상당한 기술 혁신을 일으켜서 우퍼 유닛을 작게 만들면서도 재생시킬 수 있는 에너지는 70프로를 향상시켰다는 것을 굉장한 치적처럼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주류 시장은 홈오디오도 중요한 부분이긴 했지만, 카오디오나 프로 레코딩 오디오 시장이 더 중요했다. 그 시장은 기본적으로 감성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 극렬 마니아 혹은 프로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제작사들을 프로 오디오 시장이나 카오디오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인오디오를 운영하던 독일인 경영자 입장에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서의 감성적인 디자인을 먼저 고민하기 보다는 물리적인 성능에 더 연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성능을 우선한다는 것이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당연한 이야기같겠지만, 다인오디오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그런 부분이 진부하고 고리타분하고 집요할 정도로 성능에만 집착하더란 것이다. 그들은 독일인 나름대로의 제품에 성능에 대한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스피커의 역할
모든 대역을 에너지감 있게 잘 재생해 주는가?
모든 대역의 정보량을 풍부하고 깊이감 있게 잘 재생해 주는가?

어떤 스피커는 앰프를 왠만큼 매칭하더라도 중고음은 쎄지만 전대역의 밀도감이 다소 약해서 음이 날리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연배가 있는 분들이나 음악을 진득하게 오래 듣는 분들에게는 기피 대상이다. 어떤 스피커는 중저음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음이 가볍게 날리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중음역대의 이미징이나 뚜렷한 표현력이 약해서 중저음이 과잉이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스피커들은 대부분 금속 진동판의 유닛이 들어가면서 명징하고 정교한 음을 내주지만, 중음이 뻣뻣하고 얇으며 가볍고 경직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으며, 높은 대역과 낮은 대역간의 이질감이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반면,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는 대체로 통울림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중저음의 표현력이 정확하지 않고 벙벙거리며, 음의 정교한 표현력과 임팩트감이 부족하고 중음역대의 이미징이나 이탈력이 부족해서 답답하게 들리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대부분의 스피커 제작사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좋은 환경에서 비싸고 좋은 매칭기기를 매칭하여 음질을 만들면 이런 문제들이 발생되지 않고 좋은 음질을 만들 수 있지만, 가격 제한이 없을 수가 없고, 앰프가 약할 경우에는 대부분 방금 소개한 아쉬움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좋은 스피커라는 것은, 현대적인 오디오가 갖춰야 할 오디오적 기술도 갖추고 있으면서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들이 갖추고 있는 감성적인 표현력도 갖추고 있어야 좋은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스피커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대역을 표현함에 있어서 힘을 덜 들이고도 더 임팩트하고 확실하며 더 풍부한 정보량을 더 활기차고 깊이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더 성능이 좋은 스피커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인오디오 이보크(Evoke) 시리즈가 그에 부합된다.


좋은 스피커의 조건, 작지만 강하고 깊이있는 음을 낸다

▲ Evoke 10

아마도 크기 대비 가장 폭넓고 깊이있는 음을 내는 스피커가 바로 다인오디오일 것이다. 실제로 이보크10 과 이보크30은 크기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성능에서는 우퍼 유닛이 1인치 이상 더 큰 스피커들과 비교해서 재생하는 에너지의 양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에너지의 양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음질과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에너지의 양이 정보의 양이며, 정보의 양이 중고음의 해상력과 중저음의 깊이감을 뜻한다. 힘을 덜 들이고도 더 뛰어난 해상력과 더 깊은 중저음과 같은 더 많은 정보를 재생할 수 있으니 당연히 더 좋은 성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조건은 있다. 앰프와의 매칭이다. 사실 무조건 그냥 좋다는 말은 대부분 설득력이 없다. 다인오디오는 몸체는 작고, 우퍼 유닛도 작은 편이지만, 우퍼 유닛이 1인치 이상 더 큰 스피커만큼이나 풍부한 에너지를 재생하는 스피커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 조건이 부합되기 위해서는 앰프가 어느정도 에너지감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매칭이어야 되는 조건이 필요하다. 물론, 다른 스피커들도 마찬가지긴하다. 다른 스피커들이라고 해서 형편없는 앰프를 사용해도 좋은 음질이 나는 스피커는 없다. 그렇지만, 유독 다인오디오는 지금 말하고 있는 뛰어난 성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앰프를 어느정도 가리는 편이다.


2가지 앰프와의 매칭

■ 비교적 저렴한 앰프와의 매칭 – 온쿄 TX-8390

신기에 가까운 음을 내준다. 이 표현에 대해서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앰프의 가격을 고려하면, 신기에 가깝다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다.


다인오디오는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 아니었나?? 그런데, 속는셈치고 오토 세팅 한번 해보자고 생각하고 마이크를 세심하게 높이까지 맞춰서 오토 세팅을 하고 나서....

"이야~ 죽여주는구만~~"
이라는 말을 계속 연발하게 된다.

오디오를 소개하면서 자주 하던 말이 있다. 가정용 오디오를 가지고 클럽에서 듣던 그런 임팩트한 저음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온쿄 TX-8390과 이보크30과의 조합에서 그 클럽에서 들었던 느낌의 저음이 나와주는 것이다. (당연히 볼륨도 그만큼 올려줘야 된다. 자동차를 타고 속도를 안 내면서 왜 안 나가냐고 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 말이 절대로 저음의 양감만 퍼대대하게 나온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탱글탱글하면서도 중량감까지 좋고, 심지어 쫀득쫀득하면서 치고 빠지는 느낌까지 굉장히 우수한 저음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만큼 스피커가 겉보기와는 다르게 그정도 능력이 된다는 의미이다.

어떻게 저음이 이렇게 임팩트하고 탱글탱글하게 바뀌어버리지?? 이것은 다인오디오 톨보이 스피커에 200만원짜리 단일 앰프를 물려도 이렇게는 안 나온다. 이건 디지털 방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다인오디오와 서로의 반응성(매칭)이 유독 좋아서 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특성의 음을 뽑아내는 것은 이 가격대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예컨데, 최대한 순간적으로 강력한 저음이 탱글탱글하게 뿜어져 나왔다가 다시 탄력적이고 단단하게 다시 조여주는 스타일의 음악을 감상했다고 치자.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그런 음악 안 듣는다고 귀담아 듣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앰프와 스피커와의 작용에 있어서 이렇게 순간적으로 강력한 다이나믹이 표현되는 음악들을 틀어줘야, 앰프가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를 얼마나 잘 제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앰프의 힘이 약하고 제어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이런 음악을 재생했을 때, 저음의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안 맞게 되며, 다이나믹도 떨어지게 되며 답답한 음을 내게 된다.

그런데 이정도면 스피커가 폭발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스피커 대비 넓은 공간인데도 기대치를 월등히 능가하는 수준의 다이나믹과 풍부한 에너지를 발휘해 주며, 순간적인 과도 응답 특성과 테크니컬도 좋은 음을 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다이나믹의 음악을 답답함 없이, 그리고 충분한만큼의 중량감과 에너지감을 발휘하면서 잘 재생해 줄 때는 기본적으로 앰프가 스피커를 잘 제어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반증이 된다.


이런 경우는, 장르를 떠나서 클래식이나 재즈나, 보컬이나 대부분의 장르까지도 기본 이상으로 잘 재생해 주는 근거라고 생각해도 좋다. 다른 비유로, 자동차의 주행성능을 가장 간단하게 파악해 보기 위해서는 100km까지 몇초만에 도달하는지만 테스트해 보더라도 대략적으로는 파악이 되는 것이다. 그걸 파악하자고 경기도도 가보고 강원도도 가보고 서울 도심에서도 타보고 산도 가보고 들도 가보고 그러지 않더라도 이정도 테스트만 해봐도 기본 성능 확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앰프와의 매칭이 좋아서도 가능한 결과이지만, 기본적으로 스피커가 적은 힘으로도 넓은 대역의 음을 순간적으로 더 다이나믹하면서도 깊이있게 재생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음이기도 하다.


이것을 차량에 비유하자면, 일반적인 차량들이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8~9초정도 걸리는 수준이라면, 다인오디오는 좀 더 묵직하고도 진하면서도 100km까지 도달하는데 6~7초정도 걸리는 수준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물론, 그런 특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앰프와의 조화가 좋아야 하지만, 이 작은 스피커에서 어쩌면 이렇게 임팩트하면서도 당당하고 다부지고 진하고 탄력적이며 다량의 폭넓은 진한 음을 깊이있게 재생해 주는지 기특할 따름이다.


중급 앰프와의 매칭 – 오디아플라이트 FL3S

Shakira - Hips Don't Lie (Live)
200만원짜리 앰프에서는 확연히 터지지 않던 에너지와 공간감, 앞뒤 스테이징까지도 확 터져 버린다. 공간의 레이어가 달라짐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입문기와 중급기의 차이다. 극단적인 표현을 쓰자면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음을 표현하는 넓이가 확연히 넓어져 버린다. 이렇게 작은 스피커가 이정도의 공간감과 에너지감을 대단히 유기적이면서도 완성도 높게 표현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이나믹의 느낌 등은 굳이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에너지가 갖춰지니 다이나믹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앰프의 매칭이 좋아지고, 전용 공간에서 충분한만큼의 볼륨이 확보되니 다인오디오 이보크30이 2사이즈정도는 커진 정도의 음을 내주고 있다. 대단하다. 이 느낌은 단순히 임팩트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을 넓게 표현해 주면서도 그 넓은 공간감과 입체감에 대단히 매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음의 밀도감까지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다. 단순히 저음만 꽝 하고 표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감 자체의 밀도를 매끈하고 밀도감있게 꽉 채워주고 있는데 그것이 느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굉장히 큰 것이다. 당연히 에너지감과 밀도감의 표현히 좋은 앰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Fenne Lily – Three Oh Nine
첫음이 나오는데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음을 듣고는 다인오디오가 답답하다는 말을 절대로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엄청난 선예도의 음이 눈이 부시도록 폭발을 한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선예도가 날이 가늘고 예리한 선예도가 아니라 눈이 부시도록 맑음의 느낌이 너무 풍부해서 선예도가 뛰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얀색의 와이셔츠를 처음 사면 굉장히 하얗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처음 샀을 때보다 더 밝고 하얗게 느껴질 때가 있다. 표백제로 빨고 그걸 밝은 빛에 비춰지게 되면 그 하얗 와이셔츠에서 빛이 나게 되는데, 지금의 이 느낌은 눈밭에 빛이 반사된 듯한 느낌으로 연상하면 적절할 듯 하다. 사실 스피커와 앰프의 영향도 있지만, 곡 특성이 더 강하긴 하다. 다만, 다인오디오의 최상위 기종도 아니고 이보크 시리즈에서 이정도 맑음의 폭발을 느끼게 될 줄은 생각치 못했다.
선우정아 - 도망가자 (Run With Me)
근래에 들어본 대중가요 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이다. 결혼 전에 방황할 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닥치는대로 술을 먹었던 적이 있다. 안주로는 맵고 짜다는 음식들을 죄다 섞어서 먹었고 신라면에 물은 줄이고 고추가루는 더 뿌려서 먹었었다. 그래도 그렇게 맵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술은 소주는 기본이고 금방 급하게 취하는 것을 좋아해서 45~50도 수준의 위스키는 물론 고량주까지 즐겨 마셨었다. 살짝 기분이 좋아질 정도는 넘어서서 약간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취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이다. 도수 높은 술을 그렇게 마시면서 중간중간에 목이 탈 때, 음료수라고 생각하며 맥주를 마실 정도였다.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는 술을 많이 줄였다. 정상궤도로 돌아온 것이다. 지금은 신라면은 물을 정상으로 하고 기본 스프만 넣고 먹어도 매워서 먹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과거에는 싱거운 음식은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좋다는 집이라도 횟집은 별로 안 다녔다. 초장 맛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회는 원하는만큼 맛의 강도가 풍부하거나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싱거운 음식의 풍미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고 고맙고 행복할 정도다. 어머니가 부쳐주신 감자전과 도토리묵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양념으로 범벅이 된 음식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맛있다. 과거에는 톡 쏘는 맛이 없어서 막걸리는 아예 먹지 않았지만, 이젠 막걸리의 맛도 안다. 그 첫맛의 풍미를 어떤 서양 술과 비교하겠는가?
굳이 앰프 이야기도 좀 하자면, 오디아플라이트 FL3S로 이런 곡들을 들으면 딱 이와 유사한 감흥에 젖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스피커가 또 다인오디오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다인오디오가 텁텁한 음을 내는 스피커라고 알고 있었다면, 한번쯤 이 음을 꼭 들어보길 권한다. 나긋하고 절절하게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있다. 그 촉감이 너무나 촉촉하고 매끈매끈하면서도 네추럴하면서도 풍부한 정보와 하모니를 담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아날로그적인 음이다. 어떻게 딱딱하고 경직되고 예리하고 얇고 가벼운 디지털 사운드에 비할 것인가? 특별히 다른말 필요 없다. 이게 다다. 최고의 칭찬이다.
Seong-jin Cho - Rachmaninoff: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대편성 클래식은 앰프의 영향보다는 공간대비 스피커 사이즈의 영향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앰프의 영향은 그 다음으로 그 스피커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막힘없이 음을 잘 풀어내주고 밀어주기도 하며 펼쳐주기도 하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한번 스피커 사이즈를 능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사실 편성이 큰 음악이 되니 다른 장르에 비해서는 약간 스피커의 사이즈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모르고 감상하면 절대로 다인오디오 이보크 시리즈의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웅장하고도 넓고도 풍부한 표현력을 발휘하고 있다.
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특정 대역을 뾰족하게 강조하는 성향의 오디오들은 볼륨을 약간 더 올리면, 피곤해지고 자극적이게 되고 시끄러워지게 되지만, 오디아플라이트 FL3S는 볼륨을 올리면 높은 건물이 전혀 없는 넓은 평야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의 자연스러운 펼쳐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극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 스피커를 칭찬해야 되는 것인 것, 앰프를 더 칭찬해야 되는 것인지 생각해볼 문제지만, 분명 스피커가 부피를 넘어서는 음을 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넓은 호수에서 작은 배를 타고 한적하게 그 경치의 감상을 즐기는 것마냥, 자연스럽고 차분하며맑음과 미려함의 매력이 넘친다. 그리고 그 음의 하나하나의 표현은 당연히 섬세하면서도 세심하다.
클라이막스부에서 에너지감이라는 것이 극단적일 정도로 과감하고 격동적이진 않지만,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앞뒤와 좌우로의 공간감의 넓이가 유독 좋다. 청음 공간이 뻥 뚫린 20평 공간이며, 뒤쪽 측면은 또 뚫려있는 공간이다. 이 말은 60평대 아파트 거실보다도 더 넓은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이 더 좁은 가정 공간이라면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웅장하고 깊이감이 우수한 것은 당연하다. 다만, 클라이막스부에서 강력하게 터트리고 우렁차고도 격동적으로 밀어부치는 느낌을 과격하게 표현하지는 않는 편이다. 볼륨을 약간 더 올렸으면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꼭 그렇게 들어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9분 50초가 되면서 마치 유리에 반사되듯.. 호수의 표면에 나뭇잎이 떨어지듯, 영롱한 피아노 울림의 표현은 정말 아름답다. 이만하면 충분히 훌륭하다.
Wilhelm Kempff - Beethoven: Piano Sonata No. 14 in C-Sharp Minor, Op. 27 No. 2 "Moonlight" - III. Presto
Evgeny Kissin - Piano Sonata No. 14 in C-Sharp Minor, Op. 27 No. 2 "Moonlight": III. Presto agitato
키신의 연주를 다소 피곤한 음을 내는 오디오에서 들으면 별로 매력이 없다. 오히려 키신의 연주는 기가 찰 정도지만, 오디오 자체는 평범한 오디오에서 재생했을 때, 더 좋게 들리기도 할 정도로 키신의 연주 자체는 대단히 과격하며 신랄하다.
볼륨을 82데시벨 내외를 유지해 주니 정말로 목이 다 마를 정도로 눈이 부시고 현란하며 신랄한 연주가 전개된다. 눈 앞에서 마찰음의 파탄이 일어나지만 이것이 당연히 소음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매칭의 유독 높게 평가할만한 점은 음의 전개가 평탄하면서도 유려하며 앞뒤 레이어감이나 공간감, 공기감, 입체감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사실 다른 조합은 이런 앞뒤 공간감이나 공기감 등은 정말 형편없을 정도다. 오디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이들은 단순히 음색만 분별하려고 하고 있을 것이다. 저음은 더 임팩트한지 어떤지, 더 풍부한지 어떤지, 중음은 더 투명한지 답답한지 등을 말이다. 그렇지만, 이 앰프가 추구하는 방향을 그 수준은 넘어서고 있다.
잘만 매칭하면 이런 음악까지도 미술관에 가서 커다란 벽화를 감상하듯 감상하지만, 그 감상하는 동안에 느껴지는 감흥 하나하나에서 열정과 정열을 느낄 수도 있다.
당연히 지금의 이 연주에서는 열정과 정열이 불이 튀질정도로 파탄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절대로 자극적이거나 피곤하게 들리진 않는다. 새를 타고 창공을 나르는 듯한 시원함과 자유로움이 있다.
청명하고도 투명하며 영롱하다. 탁 트인 배경 속에서 청명하게 눈부신 피아노 음이 분광을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키신의 연주가 좋고, 감상을 하면서 그 속에 빠져들기에는 캠프의 연주가 더 낫다.
*청음평은 Evoke30을 중심으로 테스트 한 결과이며, Evoke10, Evoke20, Evoke50도 함께 테스트 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이정도 평가라면 굉장히 극찬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인오디오가 에이징 전후의 음질 차이가 제법 있는 스피커인만큼 충분한만큼 에이징이 된 후의 결과이며, 당연히 최고의 음질을 만들기 위해 공간의 효과 및 충분한 볼륨으로 감상한 결과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 정도면, 상당히 만족스러우면서 다소 놀라운 결과인 것이 분명하다. 이보크 시리즈를 이정도까지 음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앞으로는 비슷한 가격대의 스피커 매칭이 필요할 때는 다인오디오 이보크 시리즈를 빼지 않고 사용할 듯 하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올인원 앰프와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음질도 꽤나 놀라운 수준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음악적 풍미를 잘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는 중급 앰프와의 조합은 가격대를 넘어서는 환상적인 음악적 만족도를 느끼게 해주는 조합이었다.


Evoke30만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음질을 들려줬다. 크기가 크지 않은 스피커지만, 크기와 무관하게 너무나 풍족하면서도 깊이있고 진하고도 맑은 음을 들려줬다. 디자인만 봐서는 전혀 그정도의 음질이 나올 것이라고 연상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이 다인오디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확실히 작은 부피 대비, 우퍼 유닛을 작게 사용하더라도 가장 풍부한 정보를 재생하는 스피커가 바로 다인오디오가 아닌가? 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많은 소비자가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선입견만으로 스피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는 뭔가 아마추어나 초보자 입장에서 시간을 두고 습득해야만 될 것 같은, 고풍스럽고도 진한 음악성을 들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그런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런 고풍스럽고도 진하고도 넓고 깊이감 있는 음질도, 결국은 기술력이 좋은 다인오디오 같은 브랜드가 더 잘 내주더라는 것이다. 다만, 물리적인 성능이나 기계적인 한계치가 높이지게 되면서 앰프를 약간 더 가리고 에이징이 더 걸린다는 차이점 정도가 있는 것이다.


다인오디오 이보크 시리즈를 감상하면서, 이 스피커가 이정도로 감미롭고 영롱하고 깊고 진하고 내추럴한 음을 고풍스럽고 고급지게 재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될 줄을 몰랐다.


확실히 다인오디오 Evoke 시리즈는 Evoke50을 제외하고는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 스피커들이다. 그렇지만, 깊이있고 대단히 풍부한 질감을 표현하는 스피커다. 물론, 아무때나 그런 음질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그에 가까운 조건을 만들어서 이 음질을 감상해 보길 권하는 바이다.

수입원 태인기기 (02 - 971 - 8241)
가격 Evoke 10 : 200만원
Evoke 20 : 280만원
Evoke 30 : 450만원
Evoek 50 : 6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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