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낚시에 걸리지 말자! 오픈마켓 '직거래 사기' 피하기

조회수 2020. 10. 19. 14: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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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옥션, 지마켓, 쿠팡, 11번가, 네이버쇼핑 등 주요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상품설명에는 빠짐없이 ‘직거래 주의’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왜 이런 경고를 하는 것일까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중·노년층을 겨냥한 사기가 많습니다.

전자상거래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오픈마켓 시스템부터 잘 알아야 합니다. 오픈마켓 구매구조는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구매 공간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 (옥션, 쿠팡, 네이버 등)

- 플랫폼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사업자’ (물건 판매자)

-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자’


플랫폼 사업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을 직접 팔지 않고 오픈마켓 운영을 위한 공간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오픈마켓에서 4만 원짜리 헤어드라이어를 샀다고 가정해 봅시다. 결제된 4만 원은 드라이어를 판매한 오픈마켓 사업자가 아닌 네이버에게 우선 전달됩니다. 물건 배송이 끝나고 구매자가 ‘물건을 잘 받았다’는 의미로 구매확인까지 완료한 뒤에야 네이버는 판매자에게 결제대금을 넘겨줍니다.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사기를 막기 위해 플랫폼이 중개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구매자가 플랫폼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직접 송금한다면? 보호 시스템 밖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지 않아도 보호받을 길이 없습니다. 이렇게 직접거래를 하면 법적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도 아니라서 피해자는 돈만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알고도 깜빡 속기 쉬운 직거래 유도 사기

사실 이런 사기 수법은 몇 년 전부터 유행했지만 수법이 워낙 교묘해 오랫동안 인터넷 구매를 해 온 사람들도 쉽게 속아넘어갈 정도입니다. 직거래 유도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은 이렇습니다.


이들은 주로 고가의 전자제품, 특히 배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TV나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목표로 합니다. 대형 가전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보통 1주일에서 1달 정도 배송 준비기간이 필요하기에 소비자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게 마련입니다. 이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을 속인 뒤 도망가는 것이 사기꾼들의 목표입니다. 실제로 결제하는 과정까지는 일반 판매자와 동일하게 진행하여 신뢰감을 심어줍니다.


결제단계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사기꾼은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구매자에게 전화나 카카오톡 대화를 요청합니다.


“구매하신 물건이 품절돼서 부득이하게 거래를 취소했습니다. 대신 결제하신 모델과 거의 비슷한 다른 모델은 재고가 있어요. 싸게 드릴 테니 가져가시겠어요?”


사기꾼의 낚시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쿠팡 고객센터로 위장한 사기꾼과의 대화, 링크도 실제와 흡사하게 위장하고 있다. 출처=더치트

사기꾼들이 던지는 미끼는 다양합니다. ‘구매하신 물건의 작년 모델은 어떤가’, ‘해당 모델은 품절됐지만 대신에 물류창고에 거의 비슷한 물건의 재고가 있으니 이거라도 괜찮으시면 싸게 드리겠다’, ‘하자 없는 물건이 고객 단순변심으로 반품됐는데 상자가 파손돼서 오픈마켓으로는 팔기가 힘들다. 통장으로 입금해주면 싼 가격에 보내주겠다’, ‘현금으로 입금해주면 오픈마켓 수수료를 뺀 만큼 할인해 주겠다’등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실제 결제과정과 동일한 복제사이트 링크로 속아넘어가게끔 하는 고도의 사기수법도 있습니다. 원래 구매했던 사이트와 똑같이 생긴 사이트 주소를 주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결제하는 것 같이 보이니 소비자는 깜빡 속아넘어가기 쉽습니다. 이 가짜 사이트에서 결제까지 완료하면 사기꾼에게 돈이 송금됩니다.


문제는 사기 당한 사람이 곧바로 피해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 배송에 시간이 걸리는 물건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사기꾼은 ‘배송 준비 중’이라고 답변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기를 치다가 꼬리가 밟힐 것 같으면 유유히 사라집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판매자가 잠적했을 때에야 구매자는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사기꾼은 빼돌린 돈과 함께 연기처럼 사라진 뒤입니다. 정상적인 결제 시스템 밖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플랫폼 사업자도 피해자를 도와 줄 책임이 없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건씩 쏟아지는 온라인 사기. 출처=더치트

결국 구매자가 사기 수법을 명확히 파악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는 처음부터 응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직거래 유도 사기를 피하려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여기서 결제하라’며 링크를 건네줄 경우 반드시 의심하라

대다수 사기꾼은 오픈마켓과 똑같아 보이는 URL을 건네주면서 안심시키는데, 정상적인 오픈마켓 판매자는 절대로 구매 링크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플랫폼 판매자가 이런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판매자가 별도의 거래 링크를 전달하면 아예 거래 자체를 취소해야 합니다.


둘째, 판매내역과 리뷰 등으로 인증된 판매자인지 확인한다

사기꾼들은 남의 사업자 등록번호나 정품판매자 로고를 쉽게 도용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거래가 완료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구매자 리뷰나 기존 제품 판매 개수 정보는 속이기 어렵습니다. 만약 기존 판매내역이나 리뷰가 전혀 없다면 아무리 정품인증이나 사업자번호가 적혀 있더라도 의심해야 합니다.


셋째, 너무 저렴하거나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기 어렵다'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

온라인 제품 최저가는 여러 판매자들이 마진을 최소로 줄이면서 나온 가격이라 웬만해서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상식적인 가격으로 위장한 제품도 있는데, ‘카카오톡으로 재고 확인 문의를 달라’거나 결제 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다시 구매링크를 준다면 사기입니다. 물론 정상적인 판매자가 B급 제품이나 재포장된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경우도 있지만 별도의 링크를 주며 결제를 유도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물량이 늘어난데다 실제 가전제품 배송기간도 길어져 그 어느 때보다 사기꾼들이 활개치기 좋은 환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기라 할지라도 그 수법이 널리 알려지고 소비자들이 경각심을 갖게 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직거래 유도 사기꾼의 수법을 파악하고 절대 거래에 응하지 않는 것이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임을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영상 / 뉴미디어팀 차보경 cha@itdonga.com, 김경미 km@itdonga.com

글 / IT 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 편집 JOB화점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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