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에 둘둘 말려서 나가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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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MH그룹'이라는 곳의 변호인단을 통해
"구체소에서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으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도록 계속 불을 켜놓고 있는 등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국제 사회의 여론을 노렸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7명이 수용될 수 있는 방을 혼자서쓰고, 수시로 구치소장과 면담을 하는 등 '황제 수용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수용자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아프다는 것을 빌미로 재판을 방해한다는 평까지 듣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문지방에 발을 찧었다'며 재판에 불출석했는데, 그정도까지 심각한 건 아니라는 의료 소견서가 제출되자 그제서야 출석했습니다.
이후에도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다시 병원 치료를 받고 증인신문에도 불참했습니다.
물론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하고 인권 침해가 있다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인권을 이야기하는 건 조금 황당합니다.
박 전 대통령 집권기야말로 인권이 크게 후퇴했던 시기 아니었던가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권위원장에 측근인 현병철을 앉히며 인권위를 '식물기구'로 전락시켰습니다.
이에 유엔 인권기구들은 한국 인권위의 독립성 훼손을 거듭 경고했는데요.
결국 박근혜 정권 시절 우리나라 인권위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등급 심사에서 ‘등급 보류’ 판정을 받게 됩니다.
2015년 한국을 직접 방문해 인권 실태 조사를 벌였던 마이나 키아이 UN 특보는 대표적인 인권 침해로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것'을 꼽았습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할 때도 흡사 '쥐몰이'하듯이 경찰 병력 수천 명을 투입했습니다.
그의 죄목은 그가 참여한 집회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자들이 조사를 받거나 민·형사적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고 했고,
국제인권연맹(FIDH)과 국제노총(ITUC)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인권 탄압 정권'이라는 국제 사회의 인식은 더 강화됐습니다.
일화 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동포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 박 전 대통령의 경호원들은 즉각 제지에 나섰습니다.
그걸 본 캐나다 경찰은 시위대와 경호원 사이에 들어가 "당신은 이 사람들을 건들 수 없다. 손대지 말라"고 경고하며 시위대를 보호했었는데요.
캐나다 경찰의 눈엔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로 보였을까요?
그때 국민들을 탄압하던 대통령이 이제와 스스로를 인권 탄압의 희생양이라고 말하는 이 상황은 또 어떻고요.
자신의 정치 투쟁에 한국의 인권과 국격을 들먹이는 박 전 대통령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