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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 비교하게 되어 너무 괴롭습니다.

조회수 2020. 4. 28. 07: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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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나 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Q. 동료와 나를 자꾸 비교하게 됩니다. 이 괴로운 마음을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 승승장구하는 동료를 보면 질투가 나고, 나와 비교하며 자책을 하게 됩니다. 특히 평가 결과가 나오는 이 시점에 더욱 우울감이 심해집니다.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저를 어찌할까요? 스스로 마음에 상처만 주고 있습니다.





저의 얘기를 잠깐 해 드리겠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저와 제 동기는 같은 층에 다른 부서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제 동기는 매출도 잘나오고 안정적인 팀이었고, 저는 이제 신규로 시작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는 팀으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동기는 사수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사람도 소개 시켜주고 교육도 시켜주었습니다. 반면 저는 사수가 두달도 안되서 만에 퇴사를 하면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마치 부모없는 자식처럼 느껴졌습니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추운 겨울에 신발도 신지 않고 티셔츠 한 장만 걸친채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동냥하듯이 일을 배워야 했습니다. 동기는 따뜻한 집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리는 것 같았구요. 동기모임을 하며 맥주를 한잔 할 때는 ‘너는 아직 그런 일 안 하니? 그거 안 배웠어? 아직 몰라?’ 라는 질문에 씁쓸하게 얼버무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저는 입사 5개월 만에 자존심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동기와 비교는 끝이 없었습니다. 남들이 저를 동기와 비교하며 열등하다고 손가락질하는 상상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괴로워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교가 만들어낸 지하에 혼자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잘못한 게 뭐지? 내가 사수를 내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괴로워해야 하지?’ ‘내가 이렇게 비참해지려고 회사에 들어왔나? 내가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 현재의 저의 모습의 이유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먼저 알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랫동안 원인을 모두 외부에서만 찾으려 했습니다. 비교하는 남들을 원망했고 거듭된 비교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습니다. 스스로 무엇을 잘 하는지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비교하는 남들을 바꾸지 말고 비교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저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교 자체를 못하도록 우선 일을 잘 해버리자' 라는 당돌한 생각을 했습니다. 사수가 없다보니 다른 팀에서 같은 일을 하는 선배들을 두루 만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메일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후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신경도 안 쓰고 면박도 주었지만 진실되게 요청하니 선배들도 이해하며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미리 알려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한번 읽어보라며 신입사원이 접할 수 없었던 좋은 자료를 건내주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한 명의 사수에게 배우는 것보다 다양한 것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판도 좋아졌습니다. 막막한 상황에서 갈팡질팡하고 괴로워하지 않고 스스로 살길을 찾아내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던 것입니다. 몇 년 후에 인사팀 선배에게 들은 말인데 혼자 고군분투하며 일하는 모습 때문에 저는 신입사원 중 ‘어려움 돌파’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만약 동료와 비교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면 이렇게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비교의 대상과 직접 대면하는 겁니다. 비교로 질투하고 자책했던 그 대상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는 겁니다. 직접 만나는 것은 효과가 큽니다. 만나서 얘기를 해 보면 ‘생각한 것 보다 크게 잘난 것도 없는데 괜히 비교하는데 마음을 썼구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해 보는것도 좋습니다. ‘네가 문서 작성을 너무 완벽하고 깔끔하게 하는 모습이 대단한 거 같아. 그런데 팀장이 자꾸 너와 나를 비교하는 것 같아서 좀 질투 나기도 해.’ 그 동료는 오히려 완전 다른 대답을 할 수도 있어요. ‘야, 나는 니가 말을 상황에 맞게 너무 유연하고 부드럽게 잘해서 배우고 싶고 따라하고 싶어서 내가 더 부러운데. 나는 임원들 앞에 서면 버벅 거리기 일수잖아.’ 라고 말이죠.



당신에게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대상을 직접 마주하면 의외로 그 감정이 허구이고 불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 계속 혼자서 비교를 하면 괴로움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비교는 두 가지 결과에 이른다고 합니다.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거나. 비교를 당하면 비참해지고 비교의 우월한 대상이 되면 교만해지기 쉽다는 것이죠. 세상에 진짜 비교해야 할 대상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과 비교를 하는 것이죠.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비교입니다. 누군가가 ‘저 사람은 저런 일도 하는데 너는 못하지?’라고 비교한다면 이렇게 말하세요. ‘네, 대신 저는 이런 일을 잘 합니다.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이 잘 할 수 있어요.’라고 말이죠.





앞으로 회사 생활을 동안 수많은 비교와 평가에 대면하게 될 겁니다. 그럴 때마다 어제의 나보다 혹은 작년의 나보다 더 나아지고 있는 자신을 먼저 만나보세요. 그리고 비교의 대상과 직접 마주해 보세요. 때론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참, 그 동기와는 어떻게 지내고 있냐구요? 이제 회사는 서로 달라졌지만 아직도 가끔 만나서 17년전의 그 얘기를 웃으면서 나누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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