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태랑 배우들의 폭풍연기가 휘몰아친다!

조회수 2020. 10. 7.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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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돌멩이' 흥미로운 물음과 아쉬운 구성..연기만은 발군

진실 찾기 뒤에 가려진 남다른 주제의식

방향성이 보다 확고했더라면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코로나 19 여파로 수차례 개봉을 미뤄야 했던 영화 ‘돌멩이’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8살 마음을 지닌 어른아이 석구를 연기한 김대명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으로, 유사한 소재를 가진 여러 작품과는 결이 다른 방향성의 주제의식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다정한 이웃과 절친한 친구들이 있는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석구(김대명)는 8살 마음을 가진 30대 청년이다. 마을 잔치에서 소매치기로 오해받게 된 가출소녀 은지(전채은)를 본 석구는 진짜 범인을 찾아내고 서로 친구가 되기로 한다.


은지를 보호하던 쉼터의 김선생(송윤아)은 둘 사이의 우정이 위험할 수 있음을 걱정하지만, 석구를 보살피던 성당의 노신부(김의성)는 괜찮을 것이라며 김선생을 안심시킨다. 허나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석구의 정미소에서 혼자 있던 은지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고, 이를 목격한 김선생은 석구를 신고하기에 이른다.


영화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지닌 어른아이 석구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소재를 두고 보자면 색다를 것 없는 이야기다. 가까이에는 지난 2013년 개봉했던 영화 ‘7번방의 선물’부터 ‘더 헌트’,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등 오해가 겹겹이 쌓여 범죄자로 몰린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는 이미 지난 작품들을 통해 충분히 다뤄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멩이’는 남다른 주제의식을 발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작품들이 비극적 현실로 내몰린 약자를 위한 진실 찾기 게임이었다면, ‘돌멩이’는 인간의 믿음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시한다.


누구보다 석구를 사랑하고 믿을 것 같았던 친근한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을 그가 범죄자로 몰리자 곧장 그를 향한 혐오를 감추지 않는다. 언어적 폭력을 가하는 것을 물론이거니와 물리적인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다. 그를 향한 폭력에 마을 사람들은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다져왔던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는 단 한 순간에 휘발됐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끔찍한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범인으로 내몰린 석구를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오랜 시간 그를 돌봐왔던 성당의 노신부조차 그를 동정하고, 김선생에게 선처를 구할 뿐, 그가 범죄자란 사실에 의구심을 품지는 않는다. 아픈 친구를 도와주고 싶어했던 석구에게는 그렇게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영화는 꾸준히 석구의 상황을 몰아붙인다. 가여운 그를 위해 진실을 밝혀줄 법도 하건만, 끝내 진실은 허상에 가려진 채 우리 사회가 가진 편협한 시선만이 강조된다.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각자의 입장과 감정에 파묻혀 석구를 핍박할 뿐,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지에 대한 고찰은 없다.


그러한 면면에 영화를 관람하며 답답한 심경을 느끼는 관객 역시 있을 수 있겠다. 경각심을 크게 일깨울 만큼 비참한 심연의 구렁텅이가 그려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속 시원히 해결되어 석구가 누명을 벗지도 못한다. 오해가 한 꺼풀 벗기며 진실이 밝혀질 기회도 구태여 개인의 닫힌 마음에 의해 소실된다.  

영화 '돌멩이' 스틸. 사진 리틀빅픽처스

김대명과 김의성, 송윤아라는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은 그렇게 아쉬워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돌맹이’의 백미다. 이미 익숙해진 소재와 구성, 캐릭터들이건만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배우가 가진 힘이 컸을 터다. 중요한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 전채은 역시 준수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개봉: 10월 15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출연: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전채은/감독: 김정식/제작: ㈜영화사테이크/배급: 리틀빅픽처스 /러닝타임: 106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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