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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커뮤니티에서 페스티벌까지, 20주년 힙플을 돌아보다

조회수 2020. 5. 14. 18: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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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객원에디터 정수현/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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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2010년대부터 대한민국 음악의 부정할 수 없는 주류로 자리하면서 숱한 힙합 커뮤니티들 또한 생겨났다. 더 이상 언더그라운드 클럽씬을 중심으로 소규모 네트워킹을 이어가는 장르가 아닌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음악시장을 이끌고 있는 메인 장르, 힙합이다. 대한민국 힙합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커뮤니티가 있으니 바로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다.

2016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힙합플레이야페스티벌 (HIPHOPPLAYA Festival. 이하 힙플페)은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대형 오프라인 페스티벌로 확장된 좋은 사례이다. 힙합 팬들은 힙플페가 생긴 2000년부터 오랜 기간 출석도장을 찍으며 국내, 해외 음악을 가리지 않고 소소한 리뷰들부터 무거운 담론까지 나누었다. 힙합플레이야 스토어(줄여서 힙플 스토어)에서는 앨범들을 거래했고, 아마추어 래퍼들은 자신의 작업물들을 올려 커뮤니티 회원들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힙합플레이야가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에만 국한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힙플페 커뮤니티를 사랑하는 래퍼들이 클럽들에서 소규모 공연을 열기도 하며 힙플의 영향력은 점차 커졌다. 그 작은 공연들이 전신이 되어 커진 브랜드 파워와 함께 대한민국 힙합 씬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아티스트들을 대거 모아 페스티벌 이벤트까지도 열게 되었다. 기존 메이저 레이블들에 속해 있는 국내대표 힙합 아티스트들 뿐 아니라, 힙합의 성장과 함께 [쇼미더머니] 등 방송에서 조명되던 루키들까지 섭외하며, 라인업의 성장과 함께 관객의 수와 스펙트럼 또한 점점 확대되었다. 공연 뿐일까, 최근 몇년간은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해 힙합플레이야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들을 제작하였고, 현 트렌드에 맞게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를 시리즈로 제작하며 힙합팬들의 니즈를 만족시켰다. 이어 한국힙합어워즈를 HIPHOPLE와 함께 주최하며, 매해의 힙합 씬을 조명하는 역할까지 맡는 중추로 거듭났다.

대구로힙합페스티벌, 독도수호힙합페스티벌 등 힙플페 이전에도 힙합이 주장르인 페스티벌은 여럿 있었으나, 그 페스티벌의 리뷰들조차 힙합플레이야 커뮤니티에 올리던 팬들에게 힙플페는 하나의 선물과도 같았을 것이다. 게다가 이전의 페스티벌들이 아스팔트 바닥에서 진행되던 것과 달리 힙플페는 페스티벌 느낌이 물씬 나는 난지한강공원에서 진행되며 관객들의 흥을 한 층 더 돋울 수 있었다. 타 힙합페스티벌들과 비교했을 때, 난지한강공원이라는 베뉴가 갖는 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2016년, 힙플페의 시작이 성황리에 진행 된 후 2017년 힙플페는 더 탄탄한 라인업을 담은 두 개의 스테이지로 확대되었다. 첫 회가 대규모 힙합 콘서트의 느낌을 주며 힙플페가 주최하는 이벤트가 콘서트 단위에서 페스티벌 단위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있었다면, 스테이지가 이분화된 2017년부터 완전히 페스티벌스러운 이벤트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에는 힙플페 최초로 블라인드 티켓을 도입하였다. 블라인드 티켓 도입의 의미는 페스티벌이 어느 정도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관객들로부터 라인업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는 뜻을 갖는다. 동시에 힙플페 주최 측에서 일정 부분 이벤트가 체계가 잡히고 수요가 생겼다는 자신감을 표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최 측의 자신감은 관객들의 티켓 파워와 함께 확신으로 돌아왔다. 2016, 2017년 힙합 팬들로부터 성공적인 반응을 이끈 덕에 2018 블라인드 티켓은 오픈 2분만에 매진. 국내 페스티벌들을 통틀어서 보아도, 2분만에 매진된 열기는 페스티벌의 브랜드파워가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었다. 


힙플페 주최측에게 2년간의 경험이 누적된 만큼, 2018년의 이벤트는 보다 여유롭게 공연 외적인 요소들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테면 페스티벌 중에 현장 라이브를 진행한 점을 들 수 있겠다. 힙플은 자체 제작한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페스티벌에도 접목시키는 시도를 보였다. 과연 어떤 콘텐츠가 매개였을까? 던밀스와 넉살이 진행하는 [힙플라디오: 황치와 넙치]부터 소마와 유튜브 채널 자체로도 알려진 빅쇼트 PD가 진행하는 [금요힙합], 팔로알토, 더콰이엇 호스트 체제의 [P&Q 국힙상담소] 등도 있지만 또 하나의 대표적인 콘텐츠가 바로 [내일의 숙취]다. 리짓군즈의 뱃사공과 블랭(BLNK)이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힙합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본격 주정뱅이 토크쇼’ [내일의 숙취], 2018년 힙플페에서는 [내일의 숙취] 팀이 다른 멤버인 재달, 제이호까지 더 해져 리짓군즈 완전체로 페스티벌 현장에서 라이브를 진행하며 또 하나의 흥미 요소를 더했다.

힙플페 2019는 힙플페 최초로 4월 27일, 28일 양일간 공연이 진행되었다. 양일 진행과 4월말이 포인트다. 양일로 진행해도 될 정도로 메이저 아티스트들이 대거 섭외되며 전년도보다 더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게 된 것이다. 지코, 크러시, 딘과 메킷레인, VMC, 우주비행 레이블이 1일차를 이끌고 이센스, 비와이, XXX, 수퍼비 등 이름만으로 힙합팬들에게 기대를 안겨주는 라인업이 2일차를 구성하였다. 게다가 갓 전역한 빈지노가 2일차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역대급 라인업이라는 평을 받았다. 또한 기존에는 4월초에 진행되다가 2019년부터는 4월말로 행사 일자가 변경되었는데, 4월 초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관객과 아티스트, 스태프의 건강을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었다. 2일차를 모두 꽉채운 라인업 측면이나 다년간의 경험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보이며 힙플페 2019는 힙합 팬들에게 대표 힙합 페스티벌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페스티벌은 2016년 첫 회부터 매년 라인업과 규모, 콘텐츠 측면에서 확대되어가는 중이다. 올해는 5주년 힙플페가 4월 말 예정되어 있었다. 5주년답게, 공개된 1,2차 라인업부터 엄청난 아티스트들이 섭외되었다. 2019년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도 볼 수 있는 레이블 대표들의 프로젝트 그룹 다모임DAMOIM (염따, 사이먼도미닉, 더콰이엇, 팔로알토, 딥플로우)이 포함되었고, 박재범, 빈지노, 지코 등 큰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들 역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힙플페도 전세계적인 COVID-19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기존 4월 25~26일로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는 출연진 및 관객들의 안전을 우선한 결정으로 잠정 연기되었다. 힙플페의 팬들에게는 5주년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상황, 하지만 ‘취소’가 아니라 ‘연기’인 점, 봄에 열릴 예정이었던 타 페스티벌들이 올해 가을에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올해 HPF를 조금 더 기다려봐도 좋을 것 같다. 

올해는 페스티벌의 5주년 이전에, 힙합플레이야의 20주년이다.

2000년 오픈했을 때 리스너들의 작은 움직임들로 시작되었던 커뮤니티는 이제 한국 힙합씬을 이끄는 플랫폼 중 하나가 되었다.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2019 리캡 영상 및 수많은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들과 함께 기다린다면 분명 페스티벌 5주년, 커뮤니티의 20주년을 기념하는 멋진 이벤트는 다시 힙합 팬들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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