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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Z세대가 찾는 전시 -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3

조회수 2020. 7. 8. 10: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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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객원에디터 윤지혜/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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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의 힙한 동네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곳에는 저마다의 취향이 배어나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와 가게들이 잇달고, 렌틸 토마토 수프, 비건 요가볼, 와사비 새우버거 같은 트렌디한 메뉴들이 식당에서 예쁘게 담겨 나온다. 무심한 듯 신경 쓴 듯 스타일리시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은 여유롭게 앉아 있다. 2020년의 ‘멋쟁이’와 ‘트렌드세터’들이 모여드는 곳, 여기서 감각과 취향은 전시되고, 판매되고, 소비된다.


감각적 정교함을 좇는 이들이 모이는 이곳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한남의 D뮤지엄, 성수의 S팩토리, 홍대의 KT&G 상상마당이 대표적이다. 각각 열리는 전시도, 지향하는 방향성도 다르지만 매력적인 문화 이벤트로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끄는 공간들이다. 이들은 각각 어떤 곳이고, 어떤 특색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가?


한남 D 뮤지엄

우유곽 모양으로 생긴 회백색 벽돌의 건물들, 그 중 5층은 족히 되어 보이는 한 벽면에는 커다란 전시 포스터가 걸려 있다. 한남역에서부터 경사진 길을 한참 걸어 올라왔을 때 마주하는 풍경이다. 한남동 독서당로에 위치한 D뮤지엄은 대림문화재단 산하에 있는 문화공간으로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에 이어 2015년에 개관했다. 전시실뿐 아니라 예술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이는 뮤지엄샵, 여러 행사가 열리는 다목적 스튜디오는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해 공연, 패션쇼, 강연 등의 무대가 된다.


관객들이 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추구하는 D뮤지엄의 기획에는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다. 우선 전통적인 순수미술보다는 미술과 상업의 경계에 있으며 대중적이고 친숙한 장르들이 다뤄진다.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전시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展이나,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PLASTIC FANTASTIC: 빛·컬러·판타지〉展, 샤넬의 오뜨 꾸뛰르와 주얼리, 향수를 선보이는 <마드모아젤 프리베>展 등 대부분의 전시가 그러하다. 또 주제 면에서도 유스컬처, 산책, 빛, 날씨에 대한 감수성 같이 보편적인 관심을 끄는 내용이 무겁지 않게 소개된다. 대규모 인터랙티브 설치나 퍼포먼스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공감각적 체험도 D뮤지엄의 전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시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문화 프로그램, 워크숍 같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과, 관객층별로 분화된 도슨트 투어도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예외적으로 자유로운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스마트폰을 통한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선보이기도 하며,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고정 회원들을 관리하는 등 여러 선두적인 전략은 20-30대 젊은 층의 높은 관심으로 이어졌다.

성수 S Factory

공장 건물의 재개발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성수에 2016년 S팩토리라는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1980년대 지어진 9900㎡(3000평) 규모의 오래된 공장을 전시장, 공유 오피스, 행사장, 음식점과 카페로 리뉴얼한 공간이다. (주)엘5에이엠씨가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컨벤션, 이벤트, 공연과 전시 등을 유치해 문화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S팩토리에서는 비일상적인 공간을 체험하게 하고 이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자유로운 연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시들이 주로 열린다. 색상을 주제로 가상 공간을 꾸민 <뮤지엄 오브 컬러>展 외에도, 아이스크림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전시인 <아이스크림에 빠지다>展,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인생사진관>展 등의 전시가 열렸다. 이외에도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페어나 각종 플리마켓과 패션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현재는 코로나로 전시와 행사들이 중단되어 다소 침체된 분위기이지만 앞으로도 여러 행사들이 개최될 것이 기대된다.


홍대 KT&G 상상마당

한편 2007년부터 홍대 거리를 지키고 있는 상상마당은 KT&G 기업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상에는 시각예술과 관련된 디자인스퀘어, 갤러리, 아카데미, 사진암실과 카페가 위치해 있고, 지하의 공연장과 영화관은 공연예술과 영상예술을 다룬다.


상상마당의 전시는 앞선 두 기관과 달리 다루는 작업의 대중적 접근도나 제기하는 담론의 깊이와 진지함에서 층위가 다양하다. 20세기 해외 작가들의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 사진 작업을 쉽게 풀어내는 ‘20세기 거장 시리즈’, 독립출판과 인디레이블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마이컬렉션’ 은 보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장르를 다루는 전시들이다.


반면, 한국현대미술의 전개와 보다 밀접하게 닿아있는 전시들도 있다. 한 주제에 대해 전시 참여 작가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해 담론을 만들어 나가는 ‘다방 프로젝트’, 신진사진작가들을 지원하고 소개하는 ‘KT&G 스코프’ 전시, 기획전들 사이에 열리는 여러 대관 개인전들이 그러하다. 전시 이외에도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관객참여 워크숍, 문화예술 교육 강의, 공연과 영화 프로그램 등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체험을 선택할 수 있다. 


 직접 경험을 중요시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이미지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문화예술을 관람하고 이에 참여하는 시간은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점차 자리하고 있다. ‘힙’한 동네에 소위 Z세대라 불리는 이들의 에너지가 모여들어 시너지를 발생시키며 새로운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매혹적인 디자인과 비주얼의 전시나 개별 취향에 맞는 소비 기회,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행사들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들은 이러한 관객들의 수요에 힘입어 더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부 전시 프로그램들이 축소되거나 연기, 대체되고 있지만 이 공간들이 다시 활기로 북적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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