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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 누구도 아닌, 박강현

조회수 2020. 5. 28. 17: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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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객원에디터 김자현/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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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MK뮤지컬컴퍼니

라이징 스타는 끝났다. 믿고보는 배우로!

박강현 배우를 처음 본 것은 2016년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에서였다. 초연 이후 일 년 만에 올라온 재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처음 보는 한 신인 뮤지컬 배우의 연기와 노래였다. 안정적인 발성과 깔끔한 고음, 그리고 그에 걸맞은 섬세한 연기까지 그야말로 눈,귀호강을 제대로 하고 나왔다. 그러나 그가 곧 각종 뮤지컬어워드의 신인상을 휩쓸고 무려 2020년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남우조연상까지 수상하는 뮤지컬 배우가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박강현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는 '기대주', '라이징 스타'였지만, 이제는 그런 수식어가 다소 부족할 것 같다. 그는 어느새 데뷔 5년 차 뮤지컬 배우이고 필모그래피를 보아도 신인이라 말하기에 너무나 무게감 있는 작품들이 그의 무대 인생을 수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뮤지컬 〈모차르트!〉 6연에 박은태, 김준수와 함께 '볼프강 모차르트' 역으로 캐스팅되며, 이제는 기대주를 넘어 믿고 보는 배우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대학로 무대에 선 작은 거인

-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이블데드〉


위에서도 말했듯 박강현의 이름이 뮤지컬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작품은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이었다. 데뷔는 2015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선정작인 창작뮤지컬 〈라이어 타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그는 〈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 역을 통해 뮤지컬 팬들에게 알려졌다.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일어나는 소년, 소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이 작품에서 박강현은 안정적인 넘버 소화력과 연기로 주연 '피터'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퀴어 소재를 기반으로 한 극에서 박강현 특유의 섬세한 감정연기와 몰입력이 관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그런 박강현을 뮤지컬 〈이블데드〉에서 다시 만나면서 확신이 생겼다. 주인공 '애쉬' 역으로 등장해 처음부터 끝까지 극 특유의 B급 정서를 너무나 태연한 얼굴로 소화하는 모습은 발군이었다. (박강현과 정가희 배우가 함께 부른 메인넘버 '에스마트 하모니'를 추천한다.)


잠재력의 폭발, 팬텀싱어!

- JTBC 예능 서바이벌, 〈팬텀싱어2〉


박강현이 대중들을 만나고 배우로서 한층 발전하는 데 예능 서바이벌 〈팬텀싱어2〉가 큰 역할을 했다.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그룹을 선발하는 이 예능에서 박강현은 성악가들 속 뮤지컬 배우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출처: JTBC 팬텀싱어2

박강현은 예선에서 뮤지컬 〈스칼렛핌퍼넬〉의 메인 넘버 'She was there'을 불러 호평을 받으며 본선에 안착했다. 2차 경연에서는 같은 뮤지컬 배우인 이충주와 듀엣으로 영화 〈사도〉의 OST인 '꽃이 피고 지듯이'를 불렀는데, 이 곡은 음원사이트 클래식 부문 일간차트 1위를 석권하며 대중들에게 크게 사랑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박강현은 〈팬텀싱어2〉에서 성악가 김주택, 최필립, 한태인과 함께 최종 3팀 중 하나인 '미라클라스'를 구성하여 준우승을 차지했다. 필자는 당시 결승 무대가 있었던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직접 미라클라스의 무대를 볼 수 있었는데, 세 성악가의 소리를 뚫고 나오는 한 뮤지컬 배우의 깨끗한 미성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미라클라스 공식인스타그램 @official.miraclass

그는 연이은 경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보다 안정적인 발성과 뛰어난 무대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박강현이 〈팬텀싱어2〉를 통해 '득음'을 했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니, 이 정도면 〈팬텀싱어2〉출연은 박강현이라는 배우에게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믿고 보는 배우, 박강현.

- 뮤지컬 〈킹키부츠〉, 〈웃는 남자〉, 그리고 〈모차르트!〉


2017년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시작으로 박강현은 대극장 무대 주연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다. 그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작품은 뮤지컬 〈킹키부츠〉와 〈웃는 남자〉다. 두 작품 모두 타이틀롤의 모습을 유감없이 뽐내며 더 이상 신예가 아닌 믿고 보는 배우로서 박강현을 자리 잡게 한 작품들이다.


출처: EMK뮤지컬컴퍼니

특히, 필자는 뮤지컬 〈웃는 남자〉가 박강현의 배우로서의 미래를 바꿔놓을 만큼 인생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 뮤지컬 초연에서 주인공 '그윈플렌'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창조해냄으로써 마침내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초연에 캐스팅되었던 박효신, EXO 수호와 함께 호평을 받아냈으며 2020년 재연에도 다시금 캐스팅되는 영광을 누렸다.

[뮤지컬 웃는 남자 프레스콜] 다시보기 full ver. (2020.1.14. 3시 kakao 생중계)

그윈플렌이 엘리트주의에 젖은 상원의원들에게 일침을 던지는 넘버 ‘그 눈을 떠’에서 박강현의 가슴 울리는 호소와 소름돋는 연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영상 49:20부터)

그리고 박강현은 이제, '모차르트'를 꿈꾼다. 그는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공연에 박은태, 김준수 배우와 함께 캐스팅되어 의심의 여지 없는 타이틀롤 소화력을 기대하게 한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오는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2020 모차르트!] 박강현 - 내 운명 피하고 싶어 M/V

박강현은 이제 활짝 피어난 배우다. 하지만 그 성공의 얼굴 뒤에는 특유의 노력과 겸손함이 있었다. 악보를 보지 못해 청음으로 넘버를 익히느라 끊임없이 연습을 반복한다는 성실한 배우, 항상 지쳐있지만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하는 따뜻한 배우. 이 노력과 온기가 그를 지금의 무대까지 이끈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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