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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너처로 만나는 B&W 700 시리즈의 야심

조회수 2020. 9. 25.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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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ers & Wilkins 702 Signature·705 Signature

코로나 사태의 여파가 오디오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이 얼어붙고,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은 물론, 많은 메이커에서도 신작 발표를 미루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움츠러들 수만은 없다. 그 포문을 Bowers & Wilkins(B&W)가 열었다. 신작 소식이 뜸한 요즘, 가뭄에 만난 단비라고나 할까? 이번에 소개할 702 및 705 시그너처는 엄밀히 말해서 업그레이드 버전에 속한다. 사운드 튜닝과 크로스오버 변화뿐만 아니라 외관의 고급화 및 여러 마이너 체인지까지 엮어져서, 실은 신작 못지않은 임팩트를 주고 있다. 아무튼 많은 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이런 스페셜 버전을 낸 B&W의 행보는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사실 시그너처 버전인 만큼, 기존의 700 S2 시리즈의 틀에서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이것은 2017년에 출시된 바, 이전 700 시리즈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드라이버라든가, 제품 콘셉트 등 여러 면에서 700 S2 시리즈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 손볼 데가 없다고 봤지만, 이번 개량을 통해, 기존의 700 S2 시리즈가 갖고 있는 기술력과 미학을 더 극대화한 것이다. 

단, 시그너처의 혜택은 오로지 두 모델, 705와 702만 받고 있다. 전자는 2웨이 북셀프, 후자는 3웨이 톨보이라는 점에서 일단 정확한 선택이라고 본다. 또 제품 무게를 보면 전자가 약 10kg 정도이고, 후자가 30kg 정도다. 당연히 담당 주파수 대역에서도 차별화가 된다. 고역은 모두 28kHz까지 뻗지만, 저역의 경우 전자는 50Hz, 후자는 45Hz까지를 각각 커버한다. 이 정도라면 각각의 제품 콘셉트가 확실하고 그 차이가 명확해서 굳이 선택의 혼동이 있을 수 없다. 그냥 자신의 환경이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가장 주목이 되는 외관을 보자. 정말 수려하고 고급스럽다. 자료를 보니 오리지널 우드 베니어는 이탈리아의 명가 알피(Alpi)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프라이머, 베이스 코트, 래커 등 무려 9차례에 걸친 피니시가 이뤄진다. 말이 그렇지 정말 지난한 작업이다. 한차례 칠한 후, 마르기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칠하는 방식이다. 그때마다 꼼꼼하게 검사하고, 보충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하니, 정말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또 그 무늬 패턴이 자연목에서 가져온 만큼, 당연히 제품마다 다르다. 이 말은, 내가 구입한 제품은 그 자체로 고유한 무늬 패턴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뭔가 특별한 제품을 소장한 느낌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한편 이렇게 마무리된 인클로저를 동사는 다툭(Datuk)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다툭 그로스 에보니. 실제로 보면 그 고급스러움이 매우 강력한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한편 크로스오버 쪽에도 개량이 이뤄졌다. 주요 부품이 고급품으로 올라갔고, 설계 자체도 수정이 이뤄졌다. 특히 문도르프에 특주한 바이패스 커패시터라든가, 더욱 용량이 커진 히트 싱크 등 정말로 제대로 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이런 부분은 당연히 음에 반영이 된다. 사실 700 S2 시리즈에 오면서 새롭게 개발된 드라이버의 투입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바, 우선 트위터를 보자. 800 시리즈엔 다이아몬드, 600 시리즈엔 알루미늄 돔이 투입되었다. 그 사이에 낀 본 시리즈에는 카본 돔이라는 신소재가 쓰였다. 적절한 선택인 것 같다. 거기에 컨티늄 콘이 쓰인 미드레인지나 미드·베이스, 에어로포일 베이스 콘이 쓰인 우퍼 등을 고려하면, 매우 투명하고 반응이 빠른 음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청엔 옥타브의 신작 V70 클래스 A가 쓰였다. 본지에 개재된 시청평은 702 시그너처에 해당하기도 하니, 이번에는 705 시그너처를 중심으로 소개하겠다. 따라서 702 쪽이 궁금한 분들은 옥타브의 리뷰를 읽어보길 바란다.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9번 교향곡 1악장.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점차 파문이 일면서 거대해지는 형식이다. 음색 자체가 고급스럽고, 뒷맛이 개운하다. 약음에서 각 악기의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투티에서는 기세 좋게 밀고 온다. 북셀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빠른 스피드는 무엇보다 듣는 쾌감을 배가시킨다.



이어서 마일즈 데이비스의 ‘Bye Bye Blackbird’. 확실히 재즈에서 눈부신 버전업이 이뤄지고 있다. 시원시원한 심벌즈 레가토가 막힌 체증을 단박에 날려버린다. 두툼하고,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도 눈에 띄고, 기분 좋은 포 비트의 드럼은 절로 발장단을 하게 만든다. 트럼펫 자체의 카리스마와 에너지도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노라 존스의 ‘Come Away With Me’. 스피커 사이의 공간이 활짝 열리며, 기분 좋은 음향이 시청실을 가득 채운다. 보컬은 온화하면서 자연스럽고, 풋풋한 느낌도 놓치지 않는다. 피아노와 기타 등 다양한 악기들의 존재가 또렷하며, 포지션도 정확하다. 스튜디오 모니터적인 정확성을 갖추면서도, 고급스러운 질감과 음색이 일품이다. 700 시리즈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확립한 제품이라 평하고 싶다.(이종학)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702 Signature

가격 83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6.5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2.5cm 카본 주파수 응답 45Hz-28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300W 크기(WHD) 36.6×108.7×41.4cm 무게 29.5kg

705 Signature

가격 45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5cm 카본 주파수 응답 50Hz-28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120W 크기(WHD) 28.5×40.7×30.1cm 무게 9.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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