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결혼기념일, 어머니의 기대는 어김없이 무너졌다

조회수 2020. 10. 14. 13: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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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한 어머니는 동네 아주머니와 목욕탕에 가셨다. 한참 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파트 입구에 커다란 화환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꽃다발

평생 아버지에게 꽃다발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어머니는 이번 결혼기념일엔 꼭 받겠다고 벼르셨습니다.

달력에 빨간펜으로 기념일이라 크게 표시한 뒤 아버지에게 “무슨 날이게?”라고 자주 물으셨죠. 그때마다 아버지는 “몰러.” 하고 대답하셨습니다.


마침내 결혼기념일, 어머니의 기대는 어김없이 무너졌습니다. 아버지가 학교 입학식이 있다며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셨던 겁니다.


실망한 어머니는 동네 아주머니와 목욕탕에 가셨습니다. 한참 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파트 입구에 커다란 화환이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풀이 죽은 어머니에게 동네 아주머니가 농담하셨습니다. “저거, 아저씨가 결혼기념일이라고 보낸 거 아니여?”


“행사가 있나 본디.” 어머니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순간, 화환에 쓰인 아버지 이름과 “결혼 26주년을 축하합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머니는 평소 팔이 아파 무거운 것을 잘 들지 못했는데,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화환을 단숨에 들어 집으로 옮겨놓으셨지요. 


그때 어머니는 아버지로부터 “받았나? 경비실 앞에도 놓으려다 참은 거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꽃다발을 받은 어머니는 잊지 않겠다며 화환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셨답니다. 꽃다발 덕분에 우리 집에는 사랑이 넘쳐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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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충남 서산시에서 하선주님이 보내 주신 사연이었습니다.


목소리서포터즈 녹음
본 콘텐츠는
좋은생각 목소리 서포터즈 1기
'전은희'님의 목소리로 녹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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