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마음을 사로잡은 3가지 이유

조회수 2020. 9. 28. 16: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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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이야기다. 같은 소재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내일도 칸타빌레]가 천재 음악가의 성장을 그렸듯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도 비슷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을까 짐작된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작품이 선택한 것은 뮤지션이 아닌 주인공의 사랑. “이거 또 로맨스야?”라고 생각도 들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로맨스라고 해도 어떤 식으로 담느냐에 따라 지겨운 레퍼토리가 되거나, 가슴 설레는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8화까지 진행된 드라마는 후자에 가깝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흔한 로맨스 드라마라는 편견을 딛고, 어떻게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세 가지 이유로 살펴본다.

청춘의 고민이 담긴 멜로

출처: SBS

드라마는 청춘의 사랑을 다루지만 마냥 밝게 그리지만 않는다. 학업, 취업문제로 젊음이란 이름에 무거움이 더 느껴지는 요즘, 작품 역시 이와 같은 고민을 주인공 송아를 통해 대신한다. 송아는 극중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음에도 바이올린이 좋다는 이유로 음대에 다시 진학하고 “음악이 우리를 위로해준다”라고 말하면서도 학교에서는 부족한 실력 때문에, 밖에서는 불확실한 진로 때문에 힘들어한다.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한 준영은 송아보다 나을까? 아니, 그 역시 어려움을 겪는다. 겉보기엔 앞으로의 음악 인생이 탄탄대로처럼 보이지만 불우한 집안 사정과 자신을 향한 많은 기대가 부담스럽다. 오히려 재능이 저주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드라마는 이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다루면서 상대의 소중함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문제 때문에 서로에게 다가서는 걸 주저하면서도 상대방이 힘들어하면 보듬어주고 위로를 건넨다. 백마 탄 왕자나 신데렐라의 등장으로 판타지가 되는 멜로를 지양하고, 청춘의 고민을 매만지며 현실감을 높인다. 두 사람의 사랑이 서로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며 말이다.

악인이 없어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멜로

출처: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도 멜로드라마의 공식 같은 삼각관계가 등장한다. 아니, 삼각관계를 넘어 육각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아에게는 자신에게 고백한 동윤과 그런 동윤을 바라보는 민성이 있고, 준영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막장 사랑싸움이 펼쳐질 법한데, 다행히도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애틋하게 담아낸다.


특히 준영을 좋아해서 현호와 헤어진 정경의 캐릭터가 눈에 띈다. 정경은 극중 재벌가의 손녀이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다. 드라마는 정경이 자신의 배경으로 사랑을 지배하려는 우를 범하는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정경이 여러 이유로 준영에게 다가서길 머뭇거리고, 현호와의 이별에 진심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찬찬히 묘사한다. 덕분에 복잡한 러브라인에도 악당 같은 캐릭터나 억지 요소가 없어 이야기의 탄력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 때문에 상처 받는 인물들의 내면을 풍부하게 표현해 감정의 밀도를 높인다.

느리지만 섬세한 멜로

출처: SBS

송아와 준영의 미묘한 관계만큼 스토리의 전개 속도는 느리다. 대신 그들의 모습을 풋풋하게 내비치며 보는 이를 천천히 빠져들게 한다. 음악은 인물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 한몫을 차지한다. 매화마다 전체 내용을 암시하는 음악 용어를 제목으로 택하고 선곡에 공을 들인다. 클래식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인물 간의 대화를 들으면 왜 이 음악을 선정했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 짐작할 수 있다. 음악은 어느새 중요한 메시지가 되고, 인물들의 감정을 뒷받침한다. 아름다운 선율로 작품의 기품을 더하는 것은 덤이다.


송아와 준영의 서툰 모습도 흡인력을 높인다. 송아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준영 앞에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거리를 두고, 준영은 자신의 문제 때문에 송아에게 솔직하기 힘들다. 드라마는 안타까운 감정을 더해 두 사람의 거리를 서서히 좁혀간다. 특정 사건이나 개연성 없는 이벤트가 아닌 커피 한 잔, 동네 한 바퀴 함께 걷기 등 일상의 풍경을 공유하며 마음의 거리감을 줄여 나간다. 느리지만 담백하게 흘러가는 모습에 시청자와의 거리감 역시 사라지고, 인물의 감정에 더 몰입하게 된다.


9화부터는 그동안 머뭇거리던 송아와 준영이 한 걸음 더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매화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촉촉한 감성으로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했던 지금의 달달한 분위기가 계속해서 잘 이어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친 로맨스로 남아주길 바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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