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호주 대사관의 제안, 수억원 실패 뒤집은 역전의 아이템

조회수 2020. 10. 15. 17: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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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사관 직원 권유로 사업 시작

유아용 유기농 제품 실패로 수억원 손해

치아 양옆·윗면 한번에 닦을 수 있는 3면 칫솔로 성공

유명 스타트업 CEO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 출신의 기술적 배경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창업을 꿈꾸다가도, 유명 CEO들의 약력 앞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창업이 좋은 학벌과 아이디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창업기를 소개하는 ‘나도 한다, 창업’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여러분들의 창업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부에 와닿는 실전 교훈을 얻어 보세요.


꼭 내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창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품을 볼 줄 아는 안목만 있다면, 유통업으로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다. 외국에서 특색 있는 생활용품과 유아·아동용품을 들여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스네이처’의 한용희(50) 대표를 만나 유통업 창업 비결을 들었다.

출처: 한스네이처
한용희 대표
유아용품 회사 다니다 지인 권유로 창업

한용희 대표는 2006년 호주에서 유아용 천연 유기농 스킨케어 화장품을 수입하면서 유통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11년 동안 유아용품 회사에서 영업과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던 경험을 살린 것이다.


“창업 기회가 갑작스럽게 왔어요. 한 모임에서 친해진 주한 호주대사관의 상무관(商務官)이 ‘호주 화장품을 들여와 팔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온 거죠. 직장 생활 할 때부터 ’10년 정도 다니면 내 사업을 하자'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가 온 거죠. 실패해도 아직 젊어서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화장품은 제법 안정적으로 팔렸다. 호주 제조사와 계약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유통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시기가 왔어요. 조건이 맞지 않다 보니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5년 만에 호주 화장품 유통을 접게 됐습니다.”

출처: 한스네이처
제품 전시회에서 닥터바만스 칫솔을 홍보하는 한용희 대표


호주 화장품 수입이 막히면서 다른 제품에 눈을 돌렸다. 프랑스 유기농 조제분유와 임신부용 유기농 식품 등을 들여와 팔았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유통 대신 제조로 눈길이 갔다. “내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거요. 평소 관심있던 유아용 유기농 내의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유기농 면 소재로 배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 모자 등 다양한 유아 내의를 만들었다.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이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품목을 단순화해서 잘 팔릴 만한 제품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욕심이 앞서서 품목을 늘리기만 했습니다. 소비자들 반응은 싸늘했고, 결국 수억원의 손해를 보고 정리하고 말았습니다.”

출처: 한스네이처
닥터바만스 칫솔
3면 칫솔 발굴해 기울어진 사업 부활

무너져 가던 사업을 재기시킨 건 칫솔이었다. 노르웨이 치과의사인 바만스 박사가 개발한 ‘닥터바만스 3면 칫솔’을 국내에 독점 판매하게 된 것이다. “이름처럼 3개 면으로 돼 있어서 치아 양 옆면과 윗면을 동시에 닦을 수 있는 칫솔이에요. 치아 안쪽 깊은 곳까지 솔이 닿아서 치석 제거 효과도 일반 칫솔보다 좋습니다.” 유아용부터 성인용까지 제품이 세분화돼 있다. 온라인몰(https://bit.ly/3iKexMI)에서 판매한다.

독일과 중국 등 해외 유아용품 박람회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제품이다. “국내에 들여올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명확성입니다. 3면 칫솔은 이전까지 국내엔 없었고, 부모가 아이 양치를 시키기 수월하게 해준다는 명확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여러 라인업 가운데 유아용이 잘 되겠다는 확신이 왔습니다.”

출처: 한스네이처
닥터바만스 칫솔을 들고 있는 한용희 대표


2015년 국내에 처음 들여와,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초기엔 서울 강남의 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주로 판매했어요. 아무래도 가격이 일반 칫솔보다 비싸다 보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이 있는 제품이거든요. 그러다 실제 사용한 분들이 ‘아이 양치시키기에 좋은 칫솔’이라고 주변에 추천하시면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성인용도 꾸준히 팔린다. 한 번 적응하면 다른 칫솔로 바꾸지 못한다는 소비자 반응이 많다. 이제 3면 칫솔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현재 한스네이처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한스네이처
유기농 애착 인형을 설명하는 한용희 대표(왼쪽)와 홍보 행사 현장
친환경·유기농으로 된 ‘내 브랜드’ 제품 추진

3면 칫솔에 이어 미국 유기농 애착 인형 브랜드 ‘마임(miyim)’을 국내 들여와 독점 판매하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온라인몰(https://bit.ly/3iKexMI)에서 판매하고 있다.“마임 인형은 유기농 순면으로 만들어 아이에게 해로운 성분이 없습니다. 포장 상자도 재생 용지를 써서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친환경을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경기도 여주에서 나고 자라다 초등학교 때 서울로 왔는데요. 대도시에서 크면서 답답함이 있었어요. 시골에서 놀던 푸른 색 자연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대학 다닐 때 환경단체 일을 하고, 기후 변화 관련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출처: 한스네이처
한용희 대표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제대로 된 ‘고객 응대’다. “유아용품 회사 다닐 때 소비자상담실 업무를 맡은 적이 있어요. 그때 몸소 배운 게 지나치게 무리하거나 비합리적이지만 않다면, 고객의 불만사항은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에요.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고 시간만 끌게 되면 양쪽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사업은 고객과 소통을 통해서 성장하는 거라고 봐요. 지금도 고객 불만과 요구 사항은 웬만해선 다 들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요.

“좋은 제품을 찾아내 유통하는 일도 계속 하겠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내 브랜드’ 만드는 일도 언젠가 꼭 성공시키고 싶어요.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새로 구상하고 있어요. 꼭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김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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