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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이정재, 이선균, 이순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조회수 2021. 2. 24. 13: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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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한석규, 이정재, 이선균, 이순재가 한자리에 모였다?! 소식을 듣고 찾은 이곳은 바로 정책오디오 녹음 현장이었어요. 

유명 배우들의 성대모사로 열심히 무언가 설명하고 있는 이 기막힌 조합의 주인공들, 무엇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이유로 모인 건지 함께 알아볼까요?

‘정책오디오극장’ 참여 성우들과 작가를 만나다

“요즘 전 세계 화두는 ‘탄소중립’이에요. 탄소중립? 이게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탄소중립 집중 탐구편’을 준비해봤어요.”


그 목소리가 돌아왔습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오락프로그램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 내레이션의 목소리이에요. 로봇 음성처럼 아무 감정 없이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오 마이 갓!” 읽어 가며 재미와 공감을 더해준 ‘서혜정 내레이션’에 귀를 쫑긋 세웁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오디오 누리집 첫 화면

익숙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오디오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기획특집으로 꾸민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입니다. 정책오디오는 매주 주요 정책이나 생활정보 내용을 요약해 음성으로 들려주는 정책 소식인데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누리집(www.korea.kr/policyAudio/)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은 서혜정의 내레이션 외에도 익숙한 목소리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화배우 한석규, 이정재, 이선균, 이경영, 그리고 이순재. 이 멤버가 실화냐고요? 이 기막힌 조합의 주인공들을 만나러 경북 대구로 내려갔습니다.

▶30년이 넘는 세대 차이가 재밌는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낸 힘이었다고 말한다.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중앙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오래된 거리의 건물 3층으로 들어섰어요. 서혜정 성우학원입니다.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이 이곳에서 만들어졌어요.


이쯤 되면 눈치챘겠죠?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에서 한석규, 이정재, 이선균, 이경영, 이순재의 목소리를 낸 주인공들은 진짜 배우가 아닙니다. 모두 성우들이에요.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에 참여한 조수연 작가와 주요 캐릭터를 맡았던 성우 세 명이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퀴즈 진행자 역의 정지향, 이정재 목소리의 조상우, 한석규 목소리의 정성현입니다. 셋은 19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청춘들이죠. 조수연 작가와는 30년 넘게 나이 차이가 납니다.


유명 배우들 성대모사로 친근감 있게 설명

유명 배우들의 성대모사로 콩트를 구성한 이유부터 물었습니다. 조수연 작가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설명해 주고 싶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캐릭터에 친근감을 느낀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가 생뚱맞게 정책을 소개한다면? 이런 의외의 조합으로 재밌게 접근했다”고 설명했어요. 함께 한 성우들도 그 지점에서 재밌었다고 한목소리를 냅니다. 이정재 목소리를 연기한 조상우는 “대본을 받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 나도 탄소중립을 모르니까. (웃음) 극중 인물들도 탄소중립이 뭔지 모른다. 나와 캐릭터가 닮은 점이 있어 부담감이 없었다. 의외의 인물들이 나와 의외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밌었고, 그 결과 또한 의외로 좋게 나와 기뻤다”며 참여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한석규 목소리를 연기한 정성현은 “우선은 재밌게 대본이 써졌다. 콩트식이라 가볍게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잘 나온 거 같다”며 정책 자체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성우 조상우. 이정재 목소리 연기

진행자 정지향 역할을 맡은 정지향은 “애초 대본에 내 역할이 ‘정지향’이었다. 내가 신나게 MC를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연기했다. 내가 맡은 MC는 다른 성우들처럼 기존의 누구를 흉내 내는 역할이 아니었다. 근데 내가 생각한 진행자의 톤과 대사랑 작가의 스타일이 달랐다”며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그 다름에서 조 작가는 오디오 콘텐츠가 더 재밌게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는 <장학퀴즈> 아나운서 스타일만 생각했다. 나이 든거지. 내가 만들고 싶고, 쓰고 싶고, 전개하고 싶은 콩트의 형식과 이 친구들이 자라면서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흡수한 이야기의 형식이 다르다. 내가 쓴 늙은 버전을 태생과 기호가 다른 젊은 친구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새롭게 창조했다. 보통은 내가 쓴 걸 보고 웃지 않는데, 젊은 친구들이 재탄생시킨 버전을 듣고 너무 재밌었다. 세대 간 차이가 이뤄낸 조화랄까. 그 체험이 신기하고 재미났다.”


‘짝퉁스타 퀴즈열전’으로 흥미 이끌어

이런 기똥찬 청춘들은 어디서 발굴했을까요? “성우 자원을 찾기 위해 대전, 대구, 광주에 있는 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연예인 성대모사’ 공모를 했다. 이순재가 제일 많았고, 문재인 대통령 성대모사도 몇 명 나왔다. (웃음) 여기서 선발된 인재들이다. 재미나게 흉내 내는 캐릭터를 찾았지만, 연기를 잘하지 못하면 성대모사도 못한다. 마이크 앞에서 아무나 연기하는 게 아니다.” 조 작가는 젊은 성우들의 기량을 칭찬했습니다.

▶성우 조상우. 이정재 목소리 연기

<2050 탄소중립 집중탐구–정책오디오극장>에서는 성우 서혜정의 오프닝 내레이션 다음에 ‘짝퉁스타 퀴즈열전!’이 열립니다. 진행자 정지향이 탄소중립이란 무엇인지 주관식 문제를 냈어요.


이정재 목소리 닮은 사람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내 몸속엔 탄소가 여섯 개나 박혀 있지요.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대 밑에서 프로판가스 마셨을 때! 1990년에 친구들하고 삼겹살 구워먹다가 부탄가스 마셨을 때….” 답변에 배꼽이 빠집니다. 영화 <암살>의 염석진 역을 맡은 이정재와 똑 닮았기 때문이에요. 재판장에서 염석진이 내뱉은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이정재 목소리를 연기한 조상우는 현장의 에피소드를 들려줬습니다. “<암살>의 주요 장면을 돌려보면서 대사를 많이 찾아봤다. 정책오디오극장 후반부 이순재가 들어오기 전에 한석규와 이정재가 열띤 토론할 때 애드리브(연극이나 방송에서 출연자가 대본에 없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하는 일)를 했다. 이때도 <암살>의 반역자 재판 장면의 대사를 활용했다 ‘제 심정을 아세요. 제가 왜 이렇게 탄소중립에 집착하는지 아세요. 여러분들은 모릅니다!’를 했는데, 잘렸다. (웃음)”

▶성우 정성현. 한석규 목소리 연기

정책오디오극장의 한석규 목소리는 영화 <넘버3>에서 삼류 건달 태주를 닮았어요. 정성현은 “배우 한석규보다 한석규를 성대모사한 개그맨 정성호를 성대모사했다”고 말합니다. “배우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다 볼 수 없어 정성호가 짜놓은 축약된 엑기스를 뽑아내려고 영상을 많이 봤다”며 뒷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정책오디오극장은 짝퉁스타 퀴즈열전의 황당한 소리에 서혜정의 “오 마이 갓김치”가 외쳐지며 탄소중립에 대한 올바른 설명이 내레이션으로 들립니다. 이어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과 탄소중립의 필요성, 정책과 시장의 변화까지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온 국민 참여로 정책오디오 콘텐츠 제작 제안

정책오디오극장에 참여한 젊은 성우들은 방송사 공채 출신이 아닙니다. 조 작가는 “서혜정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우 공채 출신이 아니다. 우리의 시도는 방송사 공채를 통과하지 않은 성우들로 해보자는 것이다. ‘빅보이스’라는 성우 콘텐츠 집단을 만든 이유다. 해마다 성우 공채에 수천 명이 응시하는데 채용 인원은 20명도 채 안 된다. 방송사 운영상 다방면으로 잘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특출한 인재가 드문 게 성우 공채의 현실이다. 일곱 가지를 잘하는 한 명보다 한 가지를 잘하는 일곱 명이 있는 게 더 개성이 있다고 본다. 재능을 가지고 노력하는 수많은 성우가 활약할 ‘판’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포부를 밝혔어요. 또한 조 작가는 이번에 참여한 정책오디오극장이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책오디오가 큰 마당이 되어줬다. 앞으로도 정책오디오 콘텐츠 만들 때 청춘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판이 짜여지면 좋겠다.”

▶작가 조수연

그 판에서 놀아본 청춘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정지향은 “자랑거리다. 학교나 회사 소개 등은 한 적 있는데 정부 일은 처음이었다. 너같이, 정지향답게 했다는 주변 반응도 들었다”며 기분 좋아했습니다. 정성현은 “군청 다큐멘터리, 군부대 소개, 기업 소개 등 별별 녹음을 다해봤지만, 성대모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변에서도 당황스러웠는지 뭐지? 너가 했니? 반응이었다”며 머쩍게 웃었습니다.


미디어 시장은 급격히 변화했어요. 다양한 플랫폼의 탄생으로 참신한 질감의 목소리, 독특한 말씨가 소비자에게 통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조 작가는 “달라진 미디어 문화 속에서 생활하는 국민의 입맛에 맞게 창의적 플랫폼을 구성해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해줘야 한다”며 정책 홍보의 변화를 요구했어요. 그러면서 신선한 제안을 던졌습니다.


“전국에 꾀꼬리 같은 아줌마가 너무 많고 목욕탕 소리 나는 아저씨가 너무나 많다.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를테면 원고를 전파해서 이를 특별하게 재미나게 전달할 수 있는 분들이 녹음해서 올려주면, 오디오콘텐츠를 제작하는 거다. 온 국민 참여제라고 할까. 정책 오디오콘텐츠에 참여한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몇 푼이라도 벌 수 있고. 여기에 젊은 친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게 바로 청년 일자리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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