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테슬라가 공유하는 다섯 가지 속성

조회수 2020. 10. 21.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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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의 해적: 사람들은 왜 테슬라에 환호하나
출처: 스페이스 엑스
▲우주를 날고 있는 테슬라 로드스터

‘해적’ 이라 함은 사전적으로 해양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을 일컫지만, 재미있게도 해적만큼 낭만화되는 범죄 집단은 자주 눈에 띄지 않는다. 마피아를 위시한 조직폭력배도 자주 낭만화되지만, 이들의 어두운 면에 주목하는 컨텐츠 역시 다수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해적이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람들은 넓은 대양에서 종횡무진 항해를 하는 해적의 어떤 자유로워 보이는 모습, 그리고 그에서 오는 어떤 규범의 파괴에서 그 낭만을 찾는 것이지, 그들의 범죄 활동까지 낭만적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러한 속성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대략 두 군데로 설명해볼 수 있다. 바로 애플과 테슬라다.


그렇다면 애플과 테슬라는 과연 어떤 속성을 공유하고 있을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한 시대를 10년 이상 지배하는 테마를 선도한다.

(2) 충성도가 단단하고 규모가 큰 얼리어답터 그룹을 보유한다.

(3) 지속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제기받으나, 비교적 꾸준히 문제를 해결한다.

(4) 좀처럼 후발 주자에 의해 메워지지 않는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고 꾸준히 유지한다.

(5) 정기적 프레젠테이션의 주최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된다.

이를 조금 더 간단한 키워드로 정리하면, 곧 테마선도/얼리어답터/문제해결/경제적 해자/화제성 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는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이 기업들을 존속시키고 성장시키는 하나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출처: AFP

실제로 애플과 테슬라는 문제가 아예 없는 기업들이 아니나,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얼리어답터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개 관대한 포지션을 취한다. 이들은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는, 일견 비합리적인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그렇게 간단하게 정의할 문제가 아니다. 변화를 소비한다는 점에 있어 감당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를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얼리어답터 그룹은 기업이 제품을 개선한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아낌없는 피드백을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 부정적인 매체들의 컨텐츠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도 한다. 때로는 이렇게 아웅다웅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체는 문제의 해결이나 새로운 혁신의 과정 또는 규범의 파괴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나, 결국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는 것이 선도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입증됐다고 본다.


기존의 그리고 새로운 경제적 해자를 지속적으로 넓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것 또한 이들의 공통적 특성이다. 그리고 대개 이들이 새로이 시도하는 경제적 해자의 구축은 초반에는 일각에서 상당한 비웃음거리가 되기 일쑤라는 사실도 주목해볼만 하다. (예를 들어 에어팟 출시 초기를 생각하면 쉽다.) 그러나 대부분 어어어 하는 사이 이들은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돼 있다.


실제로 테슬라의 경우 18650 셀 도입 초기에는 몇 건의 화재로 인해 상당한 논란에 직면했으나, 다수의 원통형 배터리의 집합체를 셋팅하고 해당 팩 내부의 냉매 순환 시스템을 안정화시킨 이후에는 배터리 효율성에서 다른 전기차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실제로 시중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성 (kWh EPA) 를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 중 가장 뛰어난 모델 X가 68.1, 가장 낮은 모델 3 AWD가 78.4 인 반면 그 바로 아래인 쉐보레 볼트 EV 는 89.0이다.


* kWh EPA : 2톤 무게의 자동차가 500km 의 항속 거리를 갖기 위한 배터리의 크기. 즉 낮을 수록 효율적이다.


테슬라의 전통적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대량생산의 문제 역시 향후에는 약점이 아니라 경제적 해자의 가능성으로 뒤바뀔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파워트레인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량을 제조할 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 즉 다품종 소량생산에 내연기관차보다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연간으로 약 3-40만 대 규모를 생산하는 테슬라와 연간 수백만 대를 찍어내는 GM, 포드, 현대차와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자율주행 및 배터리 효율성에서 테슬라가 가지는 경제적 해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격차가 좁혀지거나 메워질 것이고 테슬라가 차별성을 띠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아주 먼 미래로 가게 되면 결국 다시 생산 효율성 싸움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테슬라가 결국 자신들이 약속한 규범의 파괴를 느릴지라도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론 머스크는 다소 떠벌이는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를 불신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 근거들도 모두 일리가 있으나, 결국 그가 지적돼 왔던 문제들을 어찌됐든 해결해 가며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아니겠는가.


by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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