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랜드

낮에는 중고등학생의 건전한 교육현장이나 밤만 되면 주위가 화려한 네온사인과 유흥의 중심지가 되는 지역이 있다고 한다. 그 화려함이 라스베이거스에 준할 정도라 하는데, 과연 어떠한 지역이길래 전국 유흥가 1위라고 불리는 걸까? 대한민국에서 유흥업소가 가장 많이 몰려 있다는 1위 동네, 왜 형성되었고 왜 1위라 불리는지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 

경남 최대의 유흥가로 알려진 이 지역은 창원시의 상남동으로 유흥업소 밀집도가 서울의 강남보다 높기로 유명하다. 유흥가로 유명한 상남동이지만 불과 1990년에만 하더라도 상남시장이 있을 뿐 개발되지 않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고 상남시장이 있던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어느새 최대의 유흥가로 변신하게 되었다.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있는 상남동 상업 지구는 2018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개별 공시지가에 최고가 건물 2개를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두 건물은 유탑 빌딩과 C&B 빌딩으로 ㎡당 618만원으로 경상남도 최고가를 갱신한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상남동은 왜 최대의 유흥 지대가 되었을까? 우선 창원시는 1983년 창원국가산업단지가 만들어지면서 발전했던 도시다. 창원시에는 경남도청 및 관련 기관과 여러 방산업체 그리고 육군의 종합정비창이 있을뿐더러 대기업과 하청업체 등이 모여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창원에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LG전자와 두산중공업이 있으며 경차 '스파크'를 만들어내는 GM대우의 공장과 지하철을 만드는 현대로템, 삼성항공, STX조선 및 STX중공업이 위치한 지역이다. 여기에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까지 모여있으니 회식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있어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요도 엄청나다.

그러나 상남동을 최고의 유흥 단지라 불리게 한 이유는 많은 수요보다 상남동의 상업 지대에서 그 수요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있다. 일명 '상남동 원스톱 서비스'라고 불려지는 상남동의 상업건물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1,2층의 저층에는 일반 음식점이나 술집이, 3,4층부터 노래방과 각종 유흥업소가, 5층 이상부터 모텔이 위치해 있어 한 건물에 들어왔다면 나갈 필요 없이 유흥을 즐길 수 있게끔 되어있다.

노래방과 술집이 한 건물에 있는 일은 흔하지만 이곳의 차별점은 모텔까지도 한개의 건물 안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창원에 각종 기업과 기관단체가 밀집해 있어 그 수요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받아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대의 유흥업소 집합지라는 평가가 창원시에 좋게 비칠 리 없다. 상남시의 유흥가는 6만여 평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원시는 분수대와 문화광장을 만들고 분수광장에서 성매매 여성의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한편 성매매 근절을 위해 거리 홍보를 진행하는 등의 활동을 했으나 효과는 많지 않아 보인다.

2020년을 맞으면서 김종환 성산구청장은 업무 관련 기자회견에서 상남동의 유흥업소 호객행위와 불법광고물 배포, 노점상 및 불법 주정차를 4대 불법행위로 선정하면서 "올해 들어 4대 불법 행위 척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창원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남동은 여전히 유흥 명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